오바마 기분 읽는 실력은 이 남자가 최고

입력 2016-02-16 21:44
브라이언 모스텔러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운영실장(왼쪽)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모습.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운영실장인 브라이언 모스텔러(40)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침에 출근하기 한참 전부터 대통령 맞을 준비를 한다. 대통령의 숙소와 연결된 로즈가든 쪽 문을 활짝 열어놓는 것부터 시작해 ‘영견(領犬·First dog)’으로 불리는 대통령의 애견인 보(Bo)가 대통령을 만났을 때 기분 좋게 안길 수 있도록 물을 충분히 먹여놓는 일까지 점검한다. 종종 음악을 틀어놓거나 여비서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대통령을 맞기도 한다.

물론 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대통령의 스케줄을 점검하는 일이다. 누구를 만나거나 회의가 있을 때 대통령이 쉴 수 있도록 휴식시간을 끼워 넣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퇴장해 다른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끔 조정한다.

또 대통령이 외부인을 만날 때 가장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 옆자리에 앉히는 일이나 좋아하는 음료수를 가장 집기 편한 위치에 갖다 놓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옷매무새를 점검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모스텔러와 인터뷰를 갖고 “아마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마음을 읽는 데에는 모스텔러가 최고일 것”이라고 전했다.

모스텔러는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 바로 밖에 책상이 있다. 대통령을 만나는 모든 이가 그를 거쳐야 한다. 때문에 백악관에서는 그를 ‘대통령의 그림자(the man behind the man)’로 부른다.

모스텔러는 2007년 2월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출마 대장정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해 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도 2년간 비서실 근무를 한 경험이 있는데, 이를 알고 오바마 대통령 캠프 쪽에서 영입했다.

그는 WP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들이 대부분 대통령의 연설에 매료됐다고 말하는데, 나는 그의 남다른 ‘친절함’과 ‘진정성’에 반해 따르게 됐다”고 소개했다.

대통령에게 좋은 소식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소식을 알리는 것도 그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 핵심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을 때 집무실로 뛰어 들어가 제일 먼저 알린 이도 그였다. 그는 “대통령이 너무 좋은 나머지 오른팔을 번쩍 들어 허공을 찌르면서 기뻐했다”고 소개했다.

심기가 불편할 때 잘 모시는 일도 중요하다. 그는 그럴 때 “대통령이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준다”고 말했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실에 있다가 수시로 모스텔러를 찾아가 농담을 주고받는다”면서 대통령 주변에 그같이 편안함을 주는 참모가 있는 것 자체가 ‘최고의 보좌’라고 지적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