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 김포한강로 한강프라자 건물 9층. 탁 트인 한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쪽 벽에는 책들이 빼곡하게 정리돼 있어 북 카페를 연상시킨다. 미끄럼틀, 장난감, TV 등이 있는 23.1㎡(7평)의 놀이방도 있다. 231㎡(70평)의 카페엔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와 어린이가 많았다. 김포 커넥션교회(김성호 목사)의 평소 모습이다.
◇전도 패러다임 바꾼 ‘토요 콘서트’=2013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가정지원센터를 빌려 주일 예배를 드리던 김성호(54) 목사는 주중 전도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도 패러다임을 바꿀 생각으로 문화콘서트를 기획했다. 주일엔 개포동에서, 수요일엔 서울 청담동 카페 등을 빌려 예배를 드렸다. 음악 공연과 특강 등을 접목한 이 예배는 일반인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이 같은 노하우를 살려 2014년 5월 경기도 김포 신도시에 교회를 개척했다. 2년이 안 됐는데 교인 60여명이 모였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교회에 처음 나왔다.
김 목사는 “카페교회로 성공하려면 반드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며 “콘텐츠를 기획할 때 지역의 특성과 필요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회는 비신자를 위한 문화 행사인 ‘토요 콘서트’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20여 차례 열었는데 매회 1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김포 신도시에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많았다. 여기에 착안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샌드아트’나 설명이 있는 클래식 콘서트, 인디밴드·재즈·크리스마스 공연 등을 기획했다. 엄마를 위한 ‘리빙스쿨’과 자녀 교육, 커피 강의 등 다양한 주제의 행사는 물론 벼룩시장도 진행한다.
김 목사는 “콘서트 등에선 직접적으로 복음을 얘기하지 않지만 관객을 섬기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다보면 자연히 느끼고 감동하더라”며 “공연 일정이 정해지면 문자로 공연 정보를 안내하고 공연 후엔 이곳이 교회라는 것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 기호에 맞춘 서비스 제공= 자녀를 둔 부모는 ‘놀이방’ 때문에 카페교회를 찾기도 한다. 이 놀이방은 1991년 KBS 대학개그제 1기로 데뷔한 개그맨 출신 전효실(44) 사모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방음시설을 갖춘 놀이방 덕분에 육아에 지친 엄마들은 편하게 쉴 수 있다.
이 카페 교회 벽면은 ‘미니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사진 속 주인공은 대부분 아이들이다. 사진 감상을 하면서 주일예배 안내판과 성경구절도 볼 수 있도록 시선을 유도했다.
‘사진 주보’도 눈길을 끈다. 김 목사 부부는 주중에 출석 교인을 대상으로 주보에 넣을 사진을 선정한다. 이 사진으로 전시도 한다. 주보가 인기를 끌자 자신의 아이 사진을 주보에 올려달라고 하는 요청이 많다.
◇카페교회, 일반 카페의 수준 이상이 돼야 경쟁력 있어=김 목사는 “카페교회 사역을 하려면 카페 인테리어, 분위기를 수준 높게 유지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반할만한 공간으로 카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부는 카페의 작은 소품도 발품을 팔아 구입하는 등 인테리어에 공을 들였다. 음료와 디저트 등 메뉴 연구에도 힘쓴다. 카페 일이 곧 교회 사역이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주일 예배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통합 예배’로 진행된다. 교인 김보영(34·여)씨는 “많이 우는 아이는 놀이방에 있지만 대부분의 교인은 자녀와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간의 특수성 때문에 주중에 기도하고 찬양하는 모임은 쉽지 않다. 콘서트를 자주 개최하는 카페이다 보니 전문적인 음향 시스템과 조명, 넓은 공간 확보도 고민거리다.
김 목사는 “카페 교회를 개척하고 싶다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하고 카페 운영의 전문성, 열정 등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카페교회는 주민을 만나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포=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작은교회의 대안, 카페교회 10년을 말하다 ②]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젊은 부부 사로잡았다
입력 2016-02-16 18:43 수정 2016-02-16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