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이어 인천항의 보안 시스템에도 구멍이 뚫렸다. 최근 중국인 2명과 베트남인 1명이 밀입국해 인천공항 출입국 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가운데 인천항에서도 두 차례 외국인이 밀입국한 사실이 밝혀졌다. 인천항보안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인천북항 현대제철 부두에서 베트남인 화물선 선원 A씨가 보안 철조망을 자르고 사라졌다. 11일 후에는 중국인 화물선 선원 B씨가 인천북항 동국제강 부두 울타리를 넘어 달아났다. 높이 2.7m의 울타리를 넘는 모습을 보안 직원이 발견하고 기동반까지 투입했지만 붙잡지 못했다. 이들의 행방은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다.
보안 감시망이 뚫린 두 곳은 일반적인 무역항이 아닌 기업 전용 부두지만 경비는 인천항보안공사가 맡고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100% 출자해 2007년 설립된 인천항보안공사는 항만 보안 등을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항보안공사는 밀입국 등을 관리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하루에도 3000∼4000명의 외국인이 드나드는 인천항을 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로 인천항 보안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식품위원회 소속 박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천항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는 1055건에 달했다. 2013년(173건)을 제외하고 2011년 210건, 2012년 223건, 2014년 273건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항만을 통한 외국인 밀입국이 인천항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데 있다. 평택항에서는 지난해 중국 선원들이 컨테이너선을 통해 입항한 뒤 몰래 입국하는 사건이 두 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선원들 사이에서는 밀항 루트 1순위로 평택항이 꼽힌다는 소문도 있다고 한다.
이슬람국가(IS) 등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항과 마찬가지로 최고 보안등급이 적용되는 ‘가급’ 국가시설인 항만의 보안이 이렇게 허술해서야 되겠는가. 관계 당국은 외국인 밀입국이 사전에 차단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전국 항만의 보안 시스템 강화 방안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법이다.
[사설] 인천국제공항 뚫린 것도 모자라 이젠 인천항까지
입력 2016-02-16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