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은 컸지만 정상 찾으니 기분 좋다”… 세계선수권 金 탈환 이상화 귀국

입력 2016-02-16 21:14
2016 국제빙상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500m 우승을 차지한 이상화와 남자 500m 6위 김태윤,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 김보름,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 이승훈(오른쪽부터)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상을 찾으니 기분이 좋다.”

2016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하고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빙속여제’ 이상화는 그동안 쌓인 마음의 부담을 덜은 탓인지 한결 밝은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이상화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고 고생을 많이 했다. 결과가 좋아 기분이 좋다”며 “부담감이 컸지만 중국 선수들 기복이 심해 신경 쓰지 않았다. 내 기량만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집중을 많이 했다”며 “누구나 1위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또다시 1위 자리를 놓치기 싫어서 잘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대회를 앞두고 무릎 부상과 규정 숙지 미숙으로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쳤음에도 이상화는 실력으로 이겨내고 다시 정상에 섰다. 소속팀이 없어 힘든 시간도 겪었지만 지난달 스포츠토토 빙상단 창단과 함께 새 둥지를 잡으며 마음의 안정도 가져왔다. 이상화는 그간의 힘든 시간을 뒤돌아본 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몰랐던 것을 하나하나 배웠던 것 같다. 그것도 하나의 경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화의 이번 대회 우승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나온 결과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2010 밴쿠버올림픽과 2014 소치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른 이상화는 보니 블레어(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500m 3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아직은 먼 이야기다”면서도 “실력을 다시 쌓고 기술 보완을 하는 게 목표다. 남은 2년을 잘 준비해서 평창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고질적인 부상 부위인 무릎도 많이 호전된 상태다. 이상화는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부상을 안고 있다. 수술 계획은 전혀 없다”며 “무릎 주변 근육을 키워서 아프지 않게 재활과 지상 훈련을 해오던 대로 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상화는 다음 달 11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매스스타트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도 이날 금의환향했다. 그는 “올 시즌 내내 5000m와 1만m에서 부진해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 승부를 내보자고 맘먹었다. 세계선수권에서 첫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에 좋은 위치만 선점하면 스퍼트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레이스 운영 등 다음 시즌에 더 잘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한 선수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