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추승균 감독 “선수들 정규리그 우승 열망 높다”-모비스 유재학 감독 “꿈 포기한 적 없다”

입력 2016-02-16 21:36 수정 2016-02-17 00:18

올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폐막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선두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시즌 내내 선두권을 형성하던 고양 오리온이 뒷심 부족으로 3위로 밀리면서 1위 싸움은 사실상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졌다.

KCC는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역전 결승 3점포를 터트린 전태풍의 활약에 힘입어 73대 71로 승리했다. KCC는 지난달 20일부터 이어져온 연승 횟수를 10경기로 늘림과 동시에 이날 원주 동부를 70대 66으로 꺾은 모비스와 함께 공동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에 오리온은 2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4강 직행이 좌절됐다.

KCC의 최근 상승세가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안드레 에밋이 경기를 주도했고 ‘해결사’ 전태풍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25.1점을 뽑아낸 에밋은 이날도 전반에만 20점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에밋의 활약에 KCC는 2쿼터 한 때 13점까지 앞서갔다.

1승이 절실한 오리온의 반격에 후반 들어 역전을 허용했지만 KCC는 마지막까지 끈질긴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종료 7초를 남겨 놓고 오리온 조 잭슨에게 미들슛을 허용해 70-71로 패색이 짙었지만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전태풍이 던진 3점슛이 림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가며 극적인 역전을 일궈냈다. 경기 후 추승균 감독은 “심장이 멎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늘 경기가 가장 중요했다. 접전을 많이 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겼다”며 “예전 같으면 무너졌을텐데 지금은 강팀이 됐다. 우승에 대한 선수들의 열망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던 모비스는 특유의 수비 농구로 우승의 꿈을 이어갔다. 모비스는 지난 주말부터 양동근을 필두로 전면 강압 수비인 ‘올 코트 프레싱’을 펼치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은 있지만 부족한 공격을 메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인 셈이다. 유재학 감독도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이것밖에 없다”며 모험과 같은 수비를 구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도 모비스는 동부를 맞아 수비에서 덕을 봤다.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4쿼터 승부처에서 상대 턴오버를 유도하며 승리의 추를 가져왔다.

KCC와 모비스 두 팀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1위 싸움은 남은 2경기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KCC가 좀 더 유리하다. 남은 경기에서 두 팀이 전승을 거둬 동률이 된다 해도 상대전적에서 KCC가 앞서기 때문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