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점령지 시리아 병원 2곳 공습… 최소 17명 사망

입력 2016-02-16 00:49
시리아 북부 마라아트 알누만에 있는 병원이 15일(현지시간) 폭격으로 무너져 있다. BBC방송

국제사회가 시리아에서 휴전하기로 한 합의문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시리아 북부에 있는 국제의료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 소속 병원 2곳이 공습을 받아 최소 1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 방송이 MSF를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또는 시리아 정부군이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MSF는 “시리아 북부 아자즈 지역의 병원 건물이 폭격을 받아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병원은 터키와 시리아의 국경 인근에 있으며 이번 공습으로 아동병원에서만 5명이 숨지는 등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MSF는 또 “반군 장악지역인 마라아트 알누만에 있는 병원도 폭격받아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MSF 관계자는 병원이 파괴되면서 4만여명에 이르는 지역 주민들이 의료 혜택을 못 보게 됐다”며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MSF는 공습 주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반군 축출을 이유로 이 지역에 대한 공습을 단행해온 러시아 또는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공습이 러시아 소행임이 확인될 경우 지난 11일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시리아지원그룹(ISSG)이 1주 안에 시리아에서의 적대행위를 중단키로 합의한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쟁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해온 MSF의 수난이 지속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달 초에도 시리아 남부 타파스의 MSF 후원 병원이 공습당해 3명이 숨진 바 있다. 지난해에도 아프가니스탄과 예멘에서 MSF 건물이 폭격당해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