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영입·교섭단체 구성’ 놓고 서로 딴소리

입력 2016-02-15 21:59 수정 2016-02-16 01:02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5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뒤쪽은 천정배 공동대표.연합뉴스
“공동대표를 비롯해 의원님들 전체가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시작되자마자 ‘당 지지율 침체’를 꼬집었다.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를 거론하며 분발을 촉구했지만 공교롭게 두 사람은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통이 안 되고, 의원들이 (의견을) 전달할 통로가 없어 의총을 자주 열 것”이라며 “꼭 공동대표가 참석토록 요청해 달라는 말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 공동대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천 공동대표가 전날 ‘광주지역 총선 출마 예정자 간담회’에서 사실상 현역 의원 ‘컷오프’ 가능성을 내비치자 “민감한 문제”라며 “가급적 결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발표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서는 두 공동대표와 현역 의원들 사이에 ‘알력 싸움’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전날 ‘아들 로스쿨 졸업시험 관련 부당압력 행사’ 논란 끝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신기남 의원 영입 문제에 대해서도 두 공동대표는 부정적인 반면 일부 현역 의원은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신 의원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각을 세웠다.

안 공동대표 측 관계자는 “갑질 논란으로 더민주를 떠난 현역 의원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렇게 해서 교섭단체를 만들어봤자 유권자들한테 돈(원내교섭단체 선거 보조금) 받으려고 원칙을 저버렸다는 평가만 받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병완 정책위의장 등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강조하며 신 의원 영입에 긍정적이다. 교섭단체가 되면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다 다음달 28일 전에 구성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 보조금 72억여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정책위의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교섭단체는 반드시 구성해야 할 명제”라며 “(신 의원이) 저희 당으로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면서도 “(신 의원 영입) 내부 이견이 많다”고 했다. 교섭단체 구성과 신 의원 영입을 둘러싼 당내 잡음이 계속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안 공동대표는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든다고 국민의 지지가 저절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10일 창당발기인대회 이후 ‘이희호 여사 예방 녹취록 유출 사건’ 등을 겪으며 지지율이 하락했다. 일부 현역 의원의 재선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BS·연합뉴스 공동 여론조사(코리아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최원식 의원(인천 계양을) 지지율은 더민주 소속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절반에 못 미쳤다.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 지지율(23.7%)도 더민주 이용섭 전 의원(42%)과 큰 차이가 났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33.1%)도 안 공동대표(38.3%)를 오차 범위 내에서 추격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4일 선거구당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됐으며 95%에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 포인트다.

한편 국민의당은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과 이준서 에코준컴퍼니 대표를 최고위원으로 추가 임명했다. 안 공동대표와 김한길 의원은 지난달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인 더민주 정호준 의원에게 영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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