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亞 증시… ‘반등’ 날갯짓 이어갈까

입력 2016-02-16 04:01



지난주 폭락했던 한국과 일본 주가지수가 15일 큰 폭으로 반등했다. 특히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7% 넘게 폭등했다. 긴 춘제(春節·설)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는 쌓인 악재 때문에 ‘도미노 폭락’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다행히 낙폭이 크지 않았다. 일단 한숨 돌렸지만 마음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날 지수 반등은 그동안 폭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 불안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패닉 멈춘 아시아 증시…추세 상승 이어갈까=코스피지수는 26.92포인트(1.47%) 오른 1862.2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유럽 증시도 반등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닥지수는 2.12% 상승한 621.37로 마감했다.

지난주 11% 이상 추락했던 닛케이지수는 7.16%나 올랐고, 토픽스지수도 8.02% 폭등했다. 지난주 폭락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됐다. 또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아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도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84% 하락한 채 개장했으나 점차 낙폭을 줄여 0.63% 내린 채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1월 수출 실적이 쇼크 수준으로 부진했음에도 폭락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아시아 증시 호조에 힘입어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1∼3%대 상승세로 출발했다.

패닉 장세는 일단 멈췄으나 추세적 상승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호주 AMP캐피털인베스터의 셰인 올리버 투자전략부문장은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주가가 바닥을 쳤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도 “당분간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지속돼 기술적 반등이 나오더라도 연속성이 담보되기는 어렵고 반등 강도도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관론도 없지는 않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악재는 이미 충분히 지수에 반영됐다”며 코스피 반등세를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도 “지수 급락세가 일단락됐다”며 코스피 1900선, 코스닥 650선 이하에선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했다.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 급부상=그러나 불안 요인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문제다. 현재 중국발 경기 둔화 리스크에 이어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급부상하는 중이다. 도이치뱅크가 코코본드(유사시 주식으로 전환돼 이자 지급이 안 될 수 있는 채권)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번졌다.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유럽 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와 원자재 가격 급락, 기업 실적 악화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KDB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유럽발 금융위기가 단기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된다면 순차적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세계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필요 시 비상대응 계획을 과감하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은행을 상대로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과거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의 충격을 3개월 이상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