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들 美초청…오바마, 북핵 등 中 압박

입력 2016-02-15 21:09 수정 2016-02-16 00:5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만나 중국과 북한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휴양지 서니랜즈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 10명을 초청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및 북한 핵 문제를 논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세안 정상회의가 미국에서 열리기는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행보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아세안 정상들의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앞서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가 국제 규범에 맞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하며 큰 국가가 작은 나라들을 괴롭히는 식으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아세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경제적으로도 중국을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이런 노력을 두고 경제 잡지 포브스는 “전통적으로 중국의 입김이 센 동남아 지역에서 미국이 ‘아시아 중시 전략’을 본격 가동함으로써 중국과 외교전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아세안 정상들과의 만남은 북한의 고립 및 태도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긴밀한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케 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한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북한의 핵 실험, 로켓 발사와 관련해 아세안 정상들로부터 강력한 대북 제재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더욱 궁지로 몰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