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면세점 도쿄대첩… 롯데 1호점 열도 상륙 앞둬

입력 2016-02-16 04:02

일본 내 시내면세점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일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최대 백화점그룹 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는 지난달 27일 도쿄 긴자에 시내면세점을 선보였다. 롯데면세점도 다음 달 31일 같은 지역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하며 맞불을 놓는다. 일본 내 다른 유통업체도 잇따라 시내면세점 오픈을 검토 중이고 롯데면세점 역시 일본 내에서 시내면세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1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일본에서 처음 선보이는 시내면세점 ‘롯데면세점 긴자점’은 4396㎡ 면적에 일본 국내 화장품 및 수입 브랜드 등 150개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는 미쓰코시백화점 긴자점 8층에 시내면세점인 ‘재팬 듀티 프리 긴자’를 오픈했다. 일본 내에서 공항을 제외하고 사전면세점(Duty Free) 개념의 시내면세점이 문을 연 것은 2004년 오키나와의 ‘T갤러리아’를 제외하면 재팬 듀티 프리 긴자가 처음이다. 도쿄 등 주요 도심에 있는 면세점은 모두 사후면세점(Tax Free)으로 관세, 주세, 담뱃세 등이 면제되는 사전면세점과 달리 소비세만 면제된다.

한국 외에 형태를 찾아보기 힘들어 ‘한국형 면세점’으로도 불리는 시내면세점이 일본에서 늘기 시작하는 건 중국 관광객 등 증가하는 면세 수요를 다양한 채널로 흡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롯데면세점이 일본에서 시내면세점 경쟁에 뛰어드는 것 역시 우선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또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감소 추세인 것을 감안해 일본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출국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생각도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중국 등 동남아 관광객에게 인지도가 높고, 세계 3위 면세 업체인 만큼 상품 조달력 등에서 우위를 갖춘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시내면세점 운영 경험이 거의 없는 일본 업체와 달리 시내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갖춘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가하는 면세 수요를 겨냥한 시내면세점 추가 오픈 계획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는 도쿄에 이어 벚꽃 여행 수요가 본격화하는 4월 1일 후쿠오카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도 내년 초 오사카 난바 지역의 유명 전자제품 전문매장인 빅카메라 난바점 6∼7층에 추가로 시내면세점 오픈을 추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도쿄, 오사카 외에도 추가로 시내면세점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에서 다소 낯선 개념인 시내면세점 운영이 성공적으로 평가될 경우 다른 유통업체의 추가 진출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이마루마쓰자카야,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경우 보관 및 운송비용이 높은 시내면세점의 상황을 감안해 시내면세점 진출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