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성차별적인 인식을 담고 있는 단어나 예문을 여과 없이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사전은 ‘rabid(과격한·극단적인)’란 단어의 용례로 ‘페미니스트(feminist)’란 단어를 소개하고 있다. ‘(통증이) 계속되는’ 또는 ‘잔소리하는’의 의미를 지닌 ‘nagging’의 용례로 ‘아내(wife)’를 언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귀에 거슬리는(grating)’ ‘날카로운(shrill)’ 같은 형용사에 대해서도 ‘여성의 목소리’를 묘사하는 단어인 것처럼 예문을 통해 소개했다.
사전을 출간한 옥스퍼드대학 출판부는 성차별 논란에 대해 “오늘날 현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모습을 반영했을 뿐”이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예문은 특정 서적이 아닌 다양한 자료에서 가져왔으며, 출판사의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만으로는 왜 옥스퍼드 측이 ‘rabid’란 단어의 용례로 ‘우익(rightwinger)’이나 ‘팬(fan)’ 대신 ‘페미니스트’를 썼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밖에도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에서 여성에 관한 뿌리 깊은 폄하의식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집이나 동물 등의 여성주인’을 의미하는 ‘mistress’는 ‘정부(情婦)’를 의미하던 말에서 유래했으며 ‘여성’을 부르는 정중한 호칭인 ‘madam’ 역시 19세기 ‘여성 포주’를 지칭하는 말에서 유래했다.
반면 ‘Governor’에 비견돼 ‘여성 통치자’를 의미하는 ‘Governess’는 시간이 갈수록 범위가 좁아져 오늘날에는 ‘여성 가정교사’를 의미하게 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왜 두 단어를 붙였을까
입력 2016-02-15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