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정말 성적순인 걸까? 한국사회에서는 명문대학을 나올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소득 일자리를 얻는 것과 별개로 학력 수준이 높으면 자신감이 높아지고 원만한 가정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김영철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15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학력(학벌)의 비경제적 효과 추정’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 김 교수는 성인 9997명을 설문조사한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 7차연도(2004년) 자료를 활용해 분석했다. 이들이 밝힌 삶의 만족도와 학력·출신학교 등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학력은 입학생 평균성적을 추정해 상위권 대학(10곳), 중·상위권 대학(30곳), 중위권 대학(40곳), 기타 4년제 대학, 전문대, 고졸, 중졸 이하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학력이 높을수록 생활 전반의 만족도가 컸다. ‘내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상위권대 졸업자의 경우 54.0%였다. 전체 응답자 평균(31.1%)보다 크게 높았다. 중·상위권대는 46.4%, 중위권대는 42.4%, 기타 4년제 대학은 46.2%를 기록했다. 상위권대 출신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 출신들은 엇비슷한 만족도를 보인 것이다. 반면 전문대 출신은 35.1%, 고졸은 28.8%, 중졸 이하는 23.1%로 학력이 낮을수록 만족도가 떨어졌다.
학력이 달라도 월 소득과 직업상 지위는 같다고 가정해 분석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전문대 출신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상위권대와 중·상위권대 출신의 만족도는 각각 15.5% 포인트, 10.6% 포인트 높은 반면 고졸과 중졸 이하는 각각 6.2% 포인트, 11.9% 포인트 낮았다.
김 교수는 “학력 차이가 소득 격차뿐 아니라 직업의 질적 수준, 결혼·가정생활, 자존감, 차별 경험 등 다양한 요소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취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차별대우를 경험했다’는 응답자 비율은 전문대졸 이하 집단이 중·상위권대 이상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 논문은 17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행복은 성적순… 명문대 나올수록 삶의 만족도↑
입력 2016-02-15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