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核 갖되 北 포기 땐 동시 폐기”… 원유철 교섭단체 대표연설

입력 2016-02-15 22:16

새누리당 원유철(사진) 원내대표는 15일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우리도 핵을 갖되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동시에 폐기하는 방안 등 실질적인 대북 억제 수단을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 기조와 배치되는 ‘조건부 핵무장’을 공식 제안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북한의 네 차례 핵실험으로 무의미해졌다”며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핵·미사일로 대응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까지 킬체인(공격형 방어 시스템)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에 15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방어에는 충분치 못하다”며 “비가 올 때마다 옆집에서 우산을 빌려 쓸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도 우비를 튼튼하게 갖춰 입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을 겨냥해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북한 핵개발 저지에 성의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불가피한 결단’이라고 적극 옹호했다. 그는 “북한은 개성공단 뒤에 숨어 흘러들어간 현금을 기반으로 핵·미사일 고도화에 집착했다”며 “우리가 제공한 ‘평화의 빵’이 ‘공포의 무기’가 되어 돌아왔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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