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판매량 후진하는데… SUV ‘나홀로 질주’

입력 2016-02-17 04:00



현대자동차의 1월 승용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0% 줄었다. 하지만 SUV 판매량 감소는 0.3%에 그쳤다. 기아자동차의 1월 승용차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으나, SUV 판매량은 무려 15.8% 늘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SUV 판매량이 54만3092대로 전년 대비 34.7% 증가했다. 수입차의 SUV 판매량도 2014년 4만6267대에서 지난해 6만2957대로 36.1% 늘었다. 수입차의 1월 SUV 점유율은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33.9%를 기록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막론하고 SUV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각 자동차업체들은 SUV 전성시대에 발맞춰 소형·중형·대형 등 세분화된 SUV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SUV 엔진도 기존 디젤 중심에서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복잡해진 소비자들의 취향을 다양한 SUV 라인업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기아차는 16일 8년 만에 부분 변경을 거친 대형 SUV ‘모하비’를 공개했다. 스포티지, 쏘렌토에 이어 SUV 라인업의 완성이라는 의미도 있다. 모하비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개발을 주도했고 직접 몰고 다녀 ‘정의선 차’로도 유명했던 모델이다. 사전 계약만 4000대가 판매됐다. 유로6 기준에 맞춘 V6 3.0 디젤엔진을 장착했고, 디자인 변경은 물론 각종 안전 및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기아차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오토쇼에서 하이브리드 전용 소형 SUV인 ‘니로’를 선보였다. 국내 출시는 다음 달이다. 쌍용차는 15일 소형 SUV 돌풍을 이끌었던 티볼리의 크기를 키운 롱보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중 올해 가장 많은 SUV를 출시한다. 지난달 중형 SUV ‘GLC’와 대형 SUV ‘GLE’를 출시했고, 하반기에는 7인승 SUV인 ‘GLS’와 ‘GLE 쿠페’를 출시한다. SUV 라인업이 4종에서 6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GLC는 출시와 동시에 1월 619대가 팔리며 수입차 중 폭스바겐 SUV인 티구안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BMW는 7년 만에 완전 변경모델인 중소형 SUV ‘X1’을 이달 말에 선보이고, 상반기 중 X5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내놓는다. BMW는 X1의 크기를 키워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SUV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달 주력 모델인 중형 SUV ‘CR-V’의 안전성 강화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5월쯤 소형 SUV인 ‘HR-V’를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출시한다. 지난해 출시됐던 대형 SUV인 ‘파일럿’까지 더하면 SUV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가솔린 SUV 라인업이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렉서스 역시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소형 SUV ‘NX’에 이어 중대형 SUV인 4세대 ‘RX’를 17일 출시한다. 도요타 역시 상반기 중 중형 SUV ‘RAV4 하이브리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SUV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포드도 지난해 말 2.0ℓ급 중형 디젤 SUV 쿠가를 처음 선보이며 디젤 SUV 라인업을 강화했고, 볼보는 7인승 SUV '올 뉴 XC90'를, 시트로엥은 2분기에 소형 SUV ‘C4 칵투스’를 각각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16일 “레저 활동 증가 등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다 중소형 SUV를 타는 여성고객들의 증가 등을 고려하면 SUV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