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젊은 연극인들 새 생존법은 ‘연대’?… 대학로서 내달까지 4개 페스티벌

입력 2016-02-15 19:12
젊은 연극인들이 힘을 합쳐 활로를 찾는 페스티벌이 잇따라 개최된다. 작품성이 높진 않지만 이들을 지켜보는 주변의 시선은 따뜻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2회 극장나무 쿱 페스티벌, 화학작용2-오르다편, 제2회 아오병잉 페스티벌, 셰익스피어를 뒤집多의 포스터. 각 극단 제공

젊고 가난한 연극인들이 ‘연대’를 통해 새로운 생존방식을 모색하는 페스티벌 4개가 2∼3월 서울 대학로에서 집중적으로 열린다. 제2회 극장나무 쿱 페스티벌, 화학작용2-오르다편, 제2회 아오병잉 페스티벌, 셰익스피어를 뒤집多가 그 주인공들이다. 대학로 상업화로 소극장 연극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젊은 연극인들이 동시대적 감수성으로 자신들의 새로운 자리를 찾아 나섰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페스티벌은 뜨거운 열정에 비해 작품 완성도가 담보되지 않았다. 인력이 부족해 홍보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들 젊은 연극인들은 연극계의 희망으로 다가온다.

제2회 극장나무 쿱 페스티벌(2월 11∼28일 대학로 스타시티빌딩 아트홀 마리카3관)은 공상집단 뚱딴지와 제자백가 등 극단 18곳이 참여해 낭독극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낭독으로 듣는 희곡의 즐거움을 찾는 페스티벌은 2014년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6개 극단이 설립한 ‘극장나무 협동조합’이 주최하고 있다. 2년 전 1회 당시 인기를 끌었던 희곡은 지난해 낭독극 앙코르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화학작용2-오르다편(2월 17일∼3월 20일 대학로 소극장 오르다)은 극단들이 극장을 같이 사용하며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인력을 나눠 지속가능한 창작환경을 만들겠다는 예술 협업 운동에서 시작됐다. 관객들은 한 번에 연극 2편을 연달아 관람할 수 있다. 올해는 총 12개 극단(아티스트)이 앤드 씨어터+극단 가온, 자전거 날다+극단 걸판, 극단 척+프로젝트 내친 김에, 극단 파수꾼+김지나, 극단 창세+극단 불의 전차, 극단 서울괴담+극단 문 등 2개 팀씩 묶어 릴레이로 극을 올릴 예정이다.

제2회 아오병잉 페스티벌(2월 19∼21일 대학로 서울연극센터 아카데미룸 세미나실 및 소극장 혜화당)은 독립예술 웹진 인디언밥이 주축이 돼 2014년 처음으로 열렸다. 아시아·오프·병맛·잉여의 앞 글자에서 이름을 따온 이 페스티벌은 공연과 전시 분야에서 활동하는 비주류 예술가들의 플랫폼을 지향한다. 1회 때부터 대학로와 그리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기존 연극과 차별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올해는 배우 성수연, 사운드 아티스트 배인숙, 미디어 아티스트 차지량 등 9개 단체(아티스트)가 재기발랄한 비판정신으로 무장한 작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셰익스피어를 뒤집多(3월 7일∼4월 3일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는 올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드림시어터컴퍼니, 자전거 날다, 브레드 히트 사무엘 바게뜨, 물 속에서 책 읽기 등 4개의 젊은 극단이 모여 만들었다. 공공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극단들의 의지와 민간극장의 무료 대관 약속에 힘입어 축제를 진행하게 됐다. 페스티벌은 ‘햄릿’ ‘한여름 밤의 꿈’ 등을 각색해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