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사랑이야기 ‘좋아해줘’ 주연 최지우 “잘난 체 어리바리 노처녀 ‘오지랖男’과 알콩달콩”

입력 2016-02-17 04:02
로맨틱 코미디 ‘좋아해줘’로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최지우가 지난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어리버리한 노처녀 스튜디어스 역할을 그럴듯하게 연기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커플 김주혁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여배우들’(2009)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최지우(42)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였다. 귀여우면서도 예쁜 이미지 그대로였다. 17일 개봉되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에서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 역을 맡은 그를 지난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명함을 건네자 먼저 아는 체 했다. “제가 국민일보 홍보모델 한 거 아시죠? 영화 재밌었죠? 잘 부탁 드려요.”

‘좋아해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고받는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최지우는 오지랖 넓은 노총각 셰프 역의 김주혁과 호흡을 맞췄다. 이미연·유아인 커플이 낭만적이고, 이솜·강하늘 커플이 순수하다면, 최지우·김주혁 커플은 현실적이다. 최지우는 “다른 두 커플이 드라마와 멜로를 책임졌다면 우리 커플은 로맨틱 코미디를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우연히 같은 집에 살게 되면서 서로 자존심을 내세우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웃음 나게 한다. “원래 제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해요.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재미있는데다 출연진도 역대급이어서 당장 오케이 했어요.” 극 중에서 그는 잘난 척 하지만 후배들에게 밀리고 세상 물정도 모르고 연애도 숙맥이다. “좀 맹한 캐릭터 같다”고 했더니 “맹한 게 아니라 어리버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가 주는 연애의 환상에 대해 “제가 그런 게 있을 나이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20대와 30대 초반까지는 환상이 있었죠. 흔히들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서 낭만적인 결혼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히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나이 마흔을 넘어가니 다 옛날 얘기가 된 거 같아요.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말이죠.”

그는 영화 촬영 기간 연기하는 것이 즐거웠고, 상대 배우 김주혁과의 호흡도 좋았으며, 완성된 영화도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7∼10월 촬영을 했는데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과 겹쳤어요. 드라마에서 몸이 지친 상태로 촬영장에 갔어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죠. 현장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편하게 찍을 수 있었거든요. 김주혁씨의 도움도 컸고요.”

극 중 회식자리에서 최지우가 막춤을 추고 탬버린을 치다가 오버하는 바람에 응급실로 실려 가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코믹함이 절정에 다다르는 대목이다. “예전에 발레는 많이 했지만 ‘몸치’여서 막춤은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춤추는 장면은 빼달라고 했는데 그냥 가자고 하는 거예요. 막상 화면을 보니까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어요. 너무 망가지는 거 같아 창피하기도 하고요.”

1986년 MBC 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데뷔한 최지우는 어느덧 연기생활 30년을 맞았다. 프랑스의 이자벨 아자니와 닮은 배우로 이름을 알린 것이 20년 전이고, ‘겨울연가’(2002)로 한류스타가 된 지도 15년 가까이 됐다. 이번에 노처녀를 연기하는 소감을 물었다. “사실인데요, 뭐. ‘두번째 스무살’에서는 대학생 엄마 역할도 했는데, 그런 것 갖고 짜증나거나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결혼에 대해서는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 누군가에 등 떠밀려서 하기는 싫다. 지금 이 시간을 결혼 때문에 조급하게 보내기는 싫다”고 했다. 이어 분위기를 바꿔 “세대에 관계없이 ‘연애세포’를 확산시키는 영화다. 관객들이 달달하고 따뜻한 영화 한 편을 보시고 미소를 지으며 극장을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행에 대해서는 “유아인과 강하늘 덕도 좀 보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