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對 방어 ‘미사일 대결’… 日은 자위대 강화 명분쌓기

입력 2016-02-14 21:51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PAC) 발사차량이 14일 경기도 평택 미 공군 오산기지에서 발사구를 올린 상태로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 평택=윤성호 기자
지난 8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에서 C-17 수송기로 오산기지로 옮겨진 미군 제11 방공포여단 소속 PAC-3 모습. 주한미군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패트리엇 1개 대대가 한반도에 추가 배치됐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북한의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우리 측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한반도 군사긴장이 전면화된 가운데 양측 간 미사일 전력 대립도 격화되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핵·미사일 전력이 실전배치를 목전에 두면서 한·미의 최신형 요격미사일 체제가 속속 가동되고 있다.

북한발(發) 전략도발에 한·미가 군사력 강화 조치를 취하자 중·러·일까지 가세하면서 한반도가 군비경쟁 각축장으로 변모하는 형국이다.

미국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패트리엇 미사일(PAC-3) 1개 대대를 지난 8일 한반도에 추가 배치했다고 13일 공개했다. 이 대대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주둔하면서 한국군과 합동으로 미사일 요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배치된 패트리엇 대대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운영하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제11방공포여단 소속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한·미 군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이동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의 실전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북한 중·장거리 미사일은 발사각을 높여 쏠 경우 남한 쪽으로도 핵폭탄 공격이 가능하다는 게 군사전문가들 분석이다.

미국 국방부(펜타곤)는 지난 11일 내놓은 ‘2015 북한 군사·안보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KN-08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미국 본토 상당부분을 타격할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우리 군 당국 역시 14일 “KN-08이 실전배치를 앞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이 ‘광명성 4호’ 시험발사를 통해 진전된 엔진 추진력과 안정적인 궤도 진입 등 진일보한 미사일 기술을 갖게 됐으며, 이에 따라 KN-08 실전배치가 대폭 앞당겨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2014년 스커드·노동·무수단여단에 이어 KN-08여단을 창설했다.

한·미 연합 전력 증강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중·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망 구축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확장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상쇄시킬 새로운 군사력 증강에 나설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본 역시 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자위대 전력을 강화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의 사이버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을 ‘준비태세’인 4단계에서 ‘향상된 준비태세’인 3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발령하는 인포콘은 1∼5단계로 나뉘며 북한의 사이버테러 가능성이 커질수록 격상된다. 국정원도 사이버 위기 경보를 4단계인 ‘관심’에서 3단계인 ‘주의’로 격상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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