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명물인 ‘울산 정자대게’가 올해 흉년을 맞았다.
14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올해 어획량이 크게 줄어 대게잡이 조업을 포기하는 어선이 늘어나고 있다. 정자 앞바다에서 지난해 5∼6척의 어선이 조업을 했지만 올해는 1척만 조업 중이다. 호황을 누리던 2007년에는 16척이 조업을 했었다.
울산 지역 대게 조업량은 2007년 470여t에서 2011년 197t, 2013년 141t으로 줄었고 2014년에는 14.6t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전년의 절반 수준인 7.4t으로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대게를 잡아 생계를 꾸려가는 어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올해 울산지역 대게잡이 어민들은 대게가 너무 잡히지 않아 대부분 조업을 포기하거나 가자미를 잡아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조업에 나서도 잡히는 양이 적어 유류비와 어구 구입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정자대게는 정자항에서 24㎞ 떨어진 해역 내 수심 300∼400m에서 자망어구를 이용해 잡는다.
어획량이 갑자기 줄어든 원인은 최근 몇 년간 일명 ‘빵게’로 불리는 알을 품은 암게와 어린 대게까지 무분별하게 포획하면서 체수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온상승까지 겹쳐 기존 어장이 연안 가까이 형성되면서 자원고갈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연말 통계를 봐야 알겠지만 2∼3월이 되면 울산 앞바다의 대게 조업이 사실상 끝나기 때문에 이 상태로라면 예년보다 어획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무분별 포획… 울산 대게 씨 말랐다
입력 2016-02-14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