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끊기고 분양 안되고… 얼어붙는 주택시장

입력 2016-02-15 04:00

부동산시장이 새해 시작부터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1월 주택 매매가 20% 이상 급감하고, 아파트 청약 미달률은 50%에 육박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6만2365건으로 지난해 1월(7만9320건)보다 21.4%나 감소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월 주택매매 거래량이 워낙 많았던 탓에 나타난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역별 거래 동향이나 아파트 거래 상황 등을 들여다보면 주택 매매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1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 1월보다 30.9%나 줄었다. 반면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는 각각 2.1%, 5.3% 늘었다. 전세가격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매매거래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보니 실수요자들의 선택이 전세가격 수준에서 구입 가능한 연립·다세대와 다가구 주택 등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주택 거래량은 더욱 큰 폭(27.5%)으로 줄었다.

물량을 쏟아낸 아파트 청약 시장도 위기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1·2순위 청약이 끝난 총 32개 사업장 중 절반가량(15곳·47%)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1순위에 마감된 단지는 12곳에 불과했다. 바로 직전 달인 지난해 12월 순위 내 미달률(37.5%)보다 청약 미달률이 10%가량이나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를 타고 분양물량을 밀어내기 식으로 쏟아낸 데 따른 공급과잉의 결과물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에다 이달부터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까지 시행되면서 미분양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미 내 집 마련 수요가 어느 정도 소화됐는데, 여전히 일부 지역 등을 중심으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 시행 등을 놓고 주택시장을 좀 더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주택 거래량이 최근 5년 평균에 비하면 오히려 높다. 주택시장 위축으로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1월 전국 주요 아파트단지 실거래가는 강남권 재건축단지, 수도권 일반단지 등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