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각이 무산됐던 현대증권이 다시 매물로 나와 인수전이 재개됐다.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나란히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타진하고 있으며 중소형 증권사와 국내 사모펀드, 중국계 자본 등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지난 12일 현대증권 매각 절차(실사)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두 회사 모두 실사를 통해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 전문 증권사인 키움증권도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차순위 협상자로 선정됐던 파인스트리트를 비롯한 사모펀드들과 국내 금융사에 눈독 들이고 있는 중국계 자본도 현대증권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들이 가진 0.13% 등 22.56%로 시가 기준 3000억원 안팎이다. 현대그룹은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 시장에 나오기 어려운 대형 증권사라는 점과 올해 18% 넘는 주가 급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커진 점 등이 매물로서 현대증권의 매력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매각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인수전 흥행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과정에서 ‘파킹 거래’(지분을 잠시 넘겼다가 되사는 것)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제3자에 회사가 매각되기 전 같은 조건으로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이 매각의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현대증권 새 주인 찾을까… 한투·KB, 인수의향서
입력 2016-02-14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