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기남의 오만, 자숙은커녕 탈당·출마라니

입력 2016-02-14 17:33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 등으로 당원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아 4·13총선 공천이 어렵게 된 더불어민주당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이 출마를 위해 14일 탈당했다. 당연히 출마를 단념하고 자숙 중인 것으로 생각하던 국민들을 의아하게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싸늘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야당 대표를 지낸 4선 의원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자신의 ‘갑질’ 행동을 반성하기는커녕 끝없이 사적 영달을 추구하는 모습에 서글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신 의원은 경희대 로스쿨에 다니는 아들이 졸업시험에서 낙방 점수를 받아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되자 로스쿨 원장을 찾아가 시험통과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로스쿨 부원장을 국회 의원회관에 부르기도 했다. 신 의원은 이들을 만난 건 사실이지만 압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항변한다. 정확히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밝혀진 게 없지만 이것이 압력이 아니면 무엇이 압력이란 말인가. 신 의원은 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이었을 때 아들이 ‘한·미 의회 청소년 교류사업 프로그램’으로 미국 연수를 다녀오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 두 가지 의혹은 권력이나 돈과 거리가 먼 일반인들에겐 분통이 터질 일이다. 부모에게 돈이 없어 해외연수나 로스쿨 진학을 하지 못하는 대학생, 고급 스펙이 부족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이만저만 큰 상처를 준 게 아니다. 신 의원은 부적절한 행동을 해놓고도 잘못이 없다고 궤변을 늘어놓는 ‘국회의원’을 보고 분노하는 젊은이들을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그는 국민의당 입당을 거부당해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라니 가당찮은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중하게 사죄한 뒤 정계에서 은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