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춘제(春節·설) 연휴를 마치고 15일 문을 여는 중국 증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지난주 내내 휴장한 탓에 글로벌 패닉 장세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았던 중국 증시가 그동안 쌓인 악재들과 한꺼번에 맞닥뜨리며 추락할 경우 또다시 세계 증시의 도미노 폭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증시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강한 한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얼마나 떨어질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일단 각종 악재가 산적한 데다 중국 증시와 밀접한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와 H지수(HSCEI)가 앞서 11∼12일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에 중국 증시도 약세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국제유가의 반짝 상승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 증시가 반등한 것이 그나마 중국 증시의 낙폭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최근 환율과 세계 증시가 모두 흔들린 상황에서 중국 증시가 오름세를 보일 이유는 없으나 지난 주말 유가 급등과 선진국 증시 반등이 불안심리를 일부 상쇄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증시의 종합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MSCI 세계지수는 지난해 5월 기록한 고점에 비해 20% 가까이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따라서 국내 증시도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세가 나타나더라도 단발로 그치고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12일 장중 8% 넘게 폭락하며 4년6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던 코스닥시장은 이번 주 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한 후 다시 약세로 돌아서 500선 중·후반대로 밀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비롯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수출과 내수 모두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시사 등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은 매우 커졌다. 하지만 한은이 금리 인하에 선뜻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행이 경기를 떠받치려고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것이 의도와는 반대로 증시 폭락을 가져오는 등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잘 안 먹혀 통화정책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연 1.50%)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주간 브리핑] 긴 휴장 마친 中증시 악재 ‘쓰나미’ 비껴갈까
입력 2016-02-15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