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 시즌 정규리그 막판 순위 다툼이 한창인 프로배구에 ‘고춧가루 부대 경계령’이 내려졌다. 자신은 포스트시즌 진출과 무관하지만 상위팀들을 제압하면서 순위 다툼에 고춧가루를 뿌려대는 팀들이다. 남자부의 한국전력이 대표적인 예다.
5위에 머물러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든 한국전력은 지난달 27일 당시 2위 팀 대한항공을 3대 1로 격파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4위 삼성화재를 3대 2로 눌렀다. 먼저 두 세트를 내준 뒤 내리 3개 세트를 가져오는 대역전극이었다. 지난 7일 연승을 거듭하던 현대캐피탈전에서 5세트 14-11까지 잡아놓고 역전패하며 주춤했지만 13일에는 선두 OK저축은행을 3대 1로 이기는 저력을 보여줬다. 2위 현대캐피탈에 승점 2점차로 간발의 선두를 지키는 OK저축은행으로서는 더 달아날 기회를 놓친 뼈아픈 패배였다.
한국전력은 득점 3위 얀 스토크를 비롯한 전광인, 서재덕으로 이뤄진 공격 삼각편대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위력을 되찾고 있어 선두권 경쟁 팀들의 경계대상 1호가 됐다. 6위 KB손해보험도 지난 8일과 11일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를 꺾으면서 ‘고춧가루 부대’에 동참했다.
여자부에서는 꼴찌 인삼공사가 이 대열에 가세했다. 시즌 내내 최하위(6위)에 머물러 있는 인삼공사는 지난달 28일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던 도로공사에 3대 0 승리를 거뒀다. 이어 지난 1일 1위 IBK기업은행 추격에 여념이 없던 2위 현대건설의 발목을 낚아채 3대 2로 이겼다. 이틀 뒤인 3일에는 역시 ‘봄배구’ 진출을 노리던 흥국생명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비록 2대 3으로 패했지만 승점 1을 챙겼다. 시즌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프로배구] 한전 “올해는 우리가 고춧가루 부대”… PO행 무산에도 상위팀 잇따라 격파
입력 2016-02-14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