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6강 탈락, 내 탓이오”… 문경은 감독, 리더십 변화 시사

입력 2016-02-14 21:02

서울 SK 문경은(사진) 감독은 선수시절 최고의 인기 스타였다. 감독이 된 후에도 승승장구했다. 만년 하위 팀을 상위권으로 올려놓았다. 2012-2013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 힘든 겨울을 지내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다. 이제 꼴찌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마저 엄습하고 있다.

14일 만난 문 감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는 “내가 잘못했다”고 했다. 또 “내가 잘못해 나 하나만 힘들면 괜찮지만 나 때문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게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이 대거 바뀌었다. 공격의 선봉인 애런 헤인즈가 고양 오리온으로 떠났고, 마당쇠 역할을 했던 박상오도 부산 kt로 옷을 바꿔 입었다. 골 밑에서 큰 역할을 했던 최부경은 군에 입대했다. 새로 합류한 이승준과 이동준은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간판인 김선형은 불법 도박 파문으로 20경기에 출장하지 못했고, 김민수는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접었다. 문 감독은 “새로운 팀 컬러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못했다. 모든 게 내 탓”이라고 했다.

그래도 문 감독은 시즌 막판 희망을 보고 있다. 바로 김선형과 변기훈 조합이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변기훈은 군에서 제대해 이번 달부터 팀에 합류했다.

문 감독은 “김선형과 변기훈이 함께 뛰면서 공수에서 팀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건’인 최원혁과 이현석, 이대헌의 기량도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문 감독도 마음을 다잡고 있다. 가장 먼저 선수들에게 허울 없이 대했던 ‘형님 리더십’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문 감독은 “좀 더 선수들에게 엄해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기본기, 특히 수비력을 집중적으로 가다듬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람보 슈터’로 불렸던 문 감독에게 슈터의 기본 조건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는 ‘자신감’이라고 했다. 문 감독은 “슈터는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슛을 쏴야 한다”면서 “다만 그런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양 KGC 인삼공사는 14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치른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마리오 리틀의 버저비터 3점슛에 힘입어 83대 82로 역전승을 거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