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만에 보호직 첫 여성 고위공무원 탄생… 서울소년원장에 송화숙 부이사관

입력 2016-02-14 20:05 수정 2016-02-14 21:22

1945년 법무부에 소년 보호직 공무원직군이 생긴 이래 최초의 여성 고위공무원이 나왔다. 보호직은 소년원과 보호관찰소 업무를 담당한다. 교정직과 함께 법무부의 대표적 남성 중심 직군이었다.

법무부는 송화숙(57) 치료감호소 행정지원과장(3급 부이사관)을 서울소년원장(2급)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14일 밝혔다. 1942년 경성교정원으로 문을 연 서울소년원은 원생 약 300명이 생활하는 국내 최고(最古)·최대 청소년보호시설이다. 여성 원장은 처음이다.

송 원장은 대학 졸업 후 4년간 중학교 영어교사로 일하다 보호직에 지원했다. 1986년 7급 중등교사 경력채용으로 임용돼 서울소년원에서 영어교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공직생활 중 27년을 소년보호행정에 몸담아 ‘소년원생의 대모(代母)’로 불린다. 지난해 3월 보호직 1호 여성 부이사관이 됐다.

송 원장은 소년원생의 사회정착 지원을 강조한다. 26년 전 안양소년원에서 만난 중학교 1학년 여자 원생 A씨와 아직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퇴원한 A씨에게 사비를 털어 방을 구해주고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A씨는 가정을 꾸려 1남1녀를 뒀다. 송 원장은 최근 논산훈련소에서 신병교육훈련을 마친 A씨의 아들을 함께 면회하기도 했다.

송 원장은 2012년 안양소년원장 재직 당시 소년원생 정착을 지원하는 ‘희망도우미 프로젝트’를 처음 도입했다. 6개월 만에 재범률이 14.5%에서 10%로 떨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 소년원으로 확산됐다. 송 원장은 “사회·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소년원생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