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유입된 달러의 70%가 북한 정권에 상납됐다’는 우리 정부 발표로 그동안 의혹 수준에 머물던 개성공단 달러의 핵·미사일 개발자금 전용이 기정사실화됐다. 추정치에 따라 다르나 한 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돈만으로도 북한은 미사일 1∼2기를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비용 추정치는 적게는 360억원에서 많게는 3600억원으로 편차가 10배나 된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총 616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지난해에만도 1320억원이 유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통일부는 14일 “이 중 70%가 북한 노동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있다”고 했다. 이 발표가 사실이라면 한 해 약 924억원, 총 4312억원이 북한 정권에 전달된 셈이다.
우리 군 당국은 2012년 북한이 ‘은하 3호’ 발사에 실패한 직후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쓰인 돈이 총 8억5000만 달러(약 1조268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중 순수 미사일 개발에 쓴 돈은 3억 달러(약 3624억원)이며 동창리 발사기지 건설비 4억 달러(약 4832억원)와 위성 개발비 1억5000만 달러(약 1812억원)가 포함됐다.
이 같은 산출의 근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8월 방북한 우리 측 언론사 사장단에게 “로켓 한 발에 2억∼3억 달러(약 2416억∼3624억원)가 들어간다”고 말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열린 북·미 회담에서 북한이 미사일 개발 포기 대가로 30억 달러(약 3조6240억원)를 요구한 것도 또 다른 근거다.
이 계산법을 이번 ‘광명성 4호’ 발사에 적용해도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장거리 미사일에 위성을 얹어 발사하는 형태도 같을뿐더러 최근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를 50m에서 67m로 증축하면서 역시 상당한 돈을 들인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이런 수치가 비현실적이란 지적도 있다. 북한은 사적 재산권 개념이 없는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근로자 인건비와 토지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다. 2012년 은하 3호 발사를 참관한 러시아 우주과학아카데미 소속 유리 카라슈 박사는 “(미사일과 위성 제작에) 대략 5000만∼6000만 달러(약 604억∼724억원)가 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13년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노동당이 내부강연에서 “(미사일 발사에) 3000만 달러(약 362억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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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발사 비용 얼마나 드나… 한 해 개성공단서 번 돈만으로 미사일 1∼2기 충분히 제작 추정
입력 2016-02-14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