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패트리엇 미사일 대대 한반도 추가배치… 北 군사적 위협 실제상황 판단
입력 2016-02-14 17:36 수정 2016-02-14 22:24
미군이 요격미사일 부대인 패트리엇(PAC-3) 미사일 1개 대대를 한반도에 추가 배치한 것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레토릭’이 아닌 실제화 단계에 돌입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군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패트리엇 대대의 오산기지 배치는 최근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실시되고 있는 긴급 대비태세 연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한 바로 다음 날인 8일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제11방공여단 43방공포연대의 1대대 D포대 병력을 한국에 급히 전개했다. 그만큼 한반도 상황이 위중하다고 여기고 있는 셈이다.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는 14일 “패트리엇 대대가 미 본토에서 불과 하루 만에 한국에 들어온 것은 미국이 북한 위협에 신속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대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운용하는 여단에 소속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앞둔 사전 훈련작업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포트블리스에는 사드 4개 포대가 배치돼 있다. 2개 포대는 실전 배치돼 운용 중이며, 나머지 2개 포대는 운용요원 교육을 실시하는 중이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교육받고 있는 이들 포대 하나가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오산기지에 추가 배치된 패트리엇 대대가 한반도 환경에서 사드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기술분석 작업을 벌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반도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 북한의 무모한 추가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토머스 밴달 미 8군사령관이 “탄도미사일 방어에 대한 지속적이며 긴밀한 협조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한·미동맹의 (강력한)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추가 배치된 패트리엇 대대는 오산에 이미 배치된 미 제35방공포여단과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군 방공부대와도 연합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제35방공포여단에는 패트리엇 2개 대대(96기) 4개 포대가 포함돼 있다. 이번에 추가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까지 합하면 100여기가 넘어, 한·미의 북한 미사일 요격능력은 대폭 강화된 것이다.
패트리엇 대대들은 3월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구축 중인 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연계해 훈련이 실시된다”며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탐지(Defecting)·교란(Disrupting)·파괴(Destroying)·방어(Defending) 등 4D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에는 현재 PAC-2, PAC-3 등 패트리엇 2개 대대가 배치돼 있으며, 이번에 PAC-3 추가 배치로 요격능력이 더욱 증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추가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은 PAC-3로 고도 30∼40㎞에서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을 파괴하는 하층방어 요격용이다. 적 미사일 근처에서 터지는 확산탄 형태인 PAC-2와 달리 직접 탄두를 파괴하는 직격탄이다. 11㎏ 정도 되는 파편고폭탄두가 장착돼 있어 폭파력도 PAC-2보다 훨씬 강하다. 속도는 마하5 이상으로 북한군 단거리 미사일 KN-01과 KN-02는 물론, 최대 사거리 600㎞의 스커드 B/C/D, 사거리 1000㎞ 이상인 노동미사일도 타격할 수 있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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