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話하다] 의료선교사 로제타 홀 후손을 초청하다

입력 2016-02-14 18:34
이은일 교수
고려대 의과대학은 1928년 로제타 홀 선교사가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료인 양성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로부터 시작됐다. 고려대 기독의사들은 그간 강습소 역사의 뿌리를 찾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강습소는 경성여의전, 수도여대, 우석대학 순으로 학교명이 바뀌었다. 그리고 1972년 서울 혜화동로터리 우석대 병원이 고려대와 합병됐다.

우리는 1993년 11월 ‘로제타 홀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고려의대기독동문회 창립예배를 드렸다. 그때 우리는 홀 선교사의 후손을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뜻을 모았다.

나는 1996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1년간 연구교수로 지내면서 홀 후손을 찾기 위해 홀 가문 사람들에게 수백통의 편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후손은 찾지 못한 채 연구를 마무리하고 신시내티를 떠나게 됐다. 그런데 마지막 날 연구실에 들렀을 때 자동응답기에 홀 여사의 손녀인 필리스 킹 여사의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이렇게 연결된 홀 후손을 홀 선교사 내한 110주년이 되는 2000년 10월 1일 한국에 초청했다. 윌리엄 홀과 필리스 킹 등이 자신들이 태어나 살았던 한국 땅을 밟았다.

우리는 홀 후손들과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홀 가족 묘지에서 함께 예배를 드렸다. 남편과 딸을 잃고도 가장 오랜 기간 조선의 여성을 위해 주님의 사랑을 실천한 로제타 홀 선교사. 100여년 전 한 선교사의 헌신으로 오늘의 고려대 의대가 존재하게 됐다는 사실에 감동을 느낀다.

사진은 당시 로제타 홀 묘 앞에서의 추도예배 모습이다. 왼쪽부터 두 번째가 필자, 네 번째가 손녀 필리스 킹 여사다.

◇필자 △고려대 의대 교수 △서울 온누리교회 장로 △한국창조과학회장 △저서 ‘한 손에 잡히는 창조과학’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