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첫 중력파 관측에는 국내 연구 인력도 참여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회원 14명이 중력파 발견을 담은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와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이다.
협력단은 2009년 라이고과학협력단(LSC)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중력파 검출 연구에 참여해 왔다. 한국 연구진은 중력파 관측에서 데이터 잡음을 제거하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품질을 향상시키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직접 중력파 관측에 참여해 데이터 품질을 모니터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 소식을 접했다는 오 선임연구원은 “‘아주 재미있는 사건(very interesting event)’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너무 명백하고 아름다운 신호였다. 그날 잠을 못 잤다”고 했다. 4월부터 6개월간 라이고 모니터링 작업에 참여할 부산대 박사과정 김영민씨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믿지 않았다”고 했다.
국내 연구진은 2011∼2013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나 그 이후엔 사실상 개인 연구비로 중력파 관측 작업에 참여해 왔다. 1인당 약 400달러인 LSC 회비도 각자 내고 있다. LSC에는 미국 외에 14개국 대학과 연구소에 소속된 10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중력파 관측은 올해 유력한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1980년대 라이고 모형을 제안한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와 같은 대학의 로날드 드레버 명예교수, 라이너 와이스 매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가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
최고의 천체물리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킵 손 교수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을 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 2009년 캘리포니아공대 파인먼 석좌교수 직위에서 물러났다. 복잡한 우주의 원리를 대중이 알기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해 5월 방한해 인터스텔라에 활용된 과학 원리를 일반인에게 설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한국 연구진 14명도 공동저자로 참여
입력 2016-02-12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