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어쩌니?… 흑인 의원들이 지지선언한 날, 또다시 ‘이메일 스캔들’에 덜미

입력 2016-02-13 04:03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참패로 위기에 처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 재단’에 다시 덜미를 잡혔다. 흑인 의원들의 지지선언으로 한숨 돌리던 차에 재차 불거진 악재로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워싱턴DC 지방법원은 11일(현지시간) 국무부에 클린턴이 개인 서버로 관리해온 이메일 3700건을 29일까지 4차례에 걸쳐 모두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클린턴 후보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공무를 개인 이메일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국무부는 지난해 5월부터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을 매월 일정 분량 공개해 왔으나 아직도 3700개의 이메일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클린턴 전 장관의 서버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비밀로 분류되는 내용이 이메일에 포함돼 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하나의 대형 악재도 생겼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국무부가 클린턴 전 장관의 가족소유 재단인 ‘클린턴 재단’을 감찰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 국무부 감찰관들이 작년 가을에 소환장을 보내는 등 클린턴 전 장관이 장관 재직 당시 재단이 펼친 사업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감찰을 받는 사업들이 국무부 승인이 필요한 사안들일 수 있으며 감찰관들이 이들 사업과 관련한 문서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날 흑인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흑인 국회의원 모임 ‘블랙코커스’는 클린턴 지지를 선언하며 상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흑인 문제에 침묵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11일 공영 PBS방송 주관으로 열린 양자 TV토론에서 클린턴과 샌더스 두 후보는 다시 설전을 벌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몰아세웠고, 샌더스 의원은 “당신은 아직 백악관에 가 있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