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사이에 ‘마지막’ 남은 완충지대였던 개성공단이 전격 폐쇄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패키지 도발’에 이어 남북관계 완전 파국과 전면적 군사 대결을 선언하며 각종 국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게 12일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북한은 오는 5월 제7차 노동당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대규모 한·미 합동 군사훈련 등을 빌미로 한반도 정세를 더욱 격화시킬 전망이다.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는 ‘위기’를 돌파하고 민심·군심 이반 방지와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대남 호전성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인 11일 공단 폐쇄는 물론 남측 인원 전원 추방, 자산 동결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이제 김정은 정권은 고단한 생활고에 지친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다잡기 위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에 이은 또 다른 ‘치적’을 과시하는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불만을 ‘외부의 적’에 대한 적개심으로 돌리게 만드는 특유의 체제유지 전술이다.
조만간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본격적인 군사적 긴장 조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실시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으로 중화기를 투입해 확성기 시설에 대한 조준사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목함지뢰 도발 직후에도 북한은 우리 군이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고사총으로 조준사격을 가해온 바 있다. 또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대한 포사격 및 기습 점령 훈련을 대대적으로 벌일 개연성이 높다. 백령도에서 50∼60㎞ 떨어진 황해도 고암포 해군기지에는 30∼40분 만에 서해 도서에 상륙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이 대기하고 있다. 연평도에서 4.5㎞밖에 안 되는 갈도에는 122㎜ 방사포를 배치해 놓고 있다.
대규모 잠수함 이동 작전도 펼쳐질 수 있다. 잠수함은 물속으로 잠입하면 한·미 연합 감시체계로도 이동이 확인되지 않는다. 지난해 8월 북한은 DMZ 목함지뢰 도발 이후 보유 잠수함의 70%에 달하는 50여척을 한꺼번에 출동시켰다.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할 수도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경비정들이 대거 출몰해 기동훈련을 하거나 지속적으로 NLL을 침범해 우리 군과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도 우려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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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2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