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시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참수(斬首)작전’과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시설 파괴 작전이 강도 높게 실시된다. 북한이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도발을 감행할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력한 연합 대비태세를 과시해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 시 즉각적인 대규모 보복에 나서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12일 “다음달 7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은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된다”며 “작전계획도 보다 정교해져 이전과 다른 차원의 훈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훈련에는 병력 5750명과 전투기 45대가 추가 투입된다.
특히 김 제1비서 참수작전 비중을 크게 높인다는 게 한·미 군 당국의 계획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하는 핵·미사일 관련 시설 및 지휘부 타격 작전도 강화된다.
앞서 주한미군은 이례적으로 제1공수특전단과 제75레인저연대 소속 특수전 병력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한국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9·11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의 아프가니스탄 근거지를 타격하는 등 최고 위험인물 암살 임무를 주로 수행해온 병력이다. 이들은 앞으로 수개월간 한반도에 머물며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 참가한다. 한국군 특수요원들과 함께 김 제1비서의 평소 동선과 전시 예상 은신처, 지휘시설을 분석해 가장 빠른 시간에 암살할 수 있는 방안을 훈련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미 해병대 특수전 부대와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도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 침투작전이 가능한 미 공군 특수작전기도 투입될 예정이다.
또 이번 훈련에는 2009년부터 참여해온 메릴랜드주 주둔 제20지원사령부 요원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150명, 2010년 350명 등 매년 참가 인원이 늘고 있다. 이들 요원은 우리 육군 특수전사령부 요원들과 함께 미 핵추진 공격용 잠수함, MC-130 특수작전용 수송기 등을 통해 북한 WMD 기지에 침투한 뒤 이를 무력화하거나 회수하는 상황을 훈련하게 된다.
이와 함께 미 7함대 소속 항모전단도 훈련에 참가한다.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와 최신예 버지니아급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가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 중이다. 로널드레이건호는 배수량이 9만t이 넘는 초대형 항공모함으로 FA-18 E/F 슈퍼 호넷 전투기, 북한 전자장비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전기, E-2C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호에는 사거리 2500㎞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B-2 폭격기의 한반도 출격도 고려되고 있다.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해 군은 전방지역 경계 인원 및 장비도 대거 전진 배치할 예정이다. 경계 방식도 한 단계 격상돼 경계지역이 확대되고 횟수도 증가된다. 북한 지역을 정밀 감시하는 한·미 연합 감시체계도 증강 운영된다. 군은 북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군의 피로도를 감안, 강화된 경계 및 대비태세를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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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2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