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철의 닥터 바이블] 만성피로를 이겨내는 지혜

입력 2016-02-12 20:16

진료실에서 만나는 상당수 환자가 만성피로를 호소한다. 굳이 병원에 와서 피로를 호소하지 않아도 일상 곳곳에서의 주부 회사원 노동자 등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천근만근의 피곤함을 달고 산다. 심지어는 아이들도 피곤하다고 한다.

특별히 목회자를 비롯한 기독교 사역자들 가운데도 상당수가 만성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성경의 다윗도 사울왕을 피해 이리저리 쫓겨 다니며 피곤함을 호소한다. “내가 피곤하며 심히 상하였으매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나이다”(시 38:8). 이런 피곤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만성적인 피로는 갑상선 기능 저하나 당뇨, 간염, 암 등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건강검진을 해봐도 이상이 없는데 피로감이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피곤하고 귀찮아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거나, 잠을 푹 자도 피로에 시달리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기능 의학적 관점에서 만성피로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 특히 회복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지속되는 만성 스트레스에 의한 부신 기능 저하이다. 콩팥 위에 있는 부신이라는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코티졸 및 DHEA 호르몬이 저하되면서 저혈압, 반복되는 염증, 추위 탐, 무력감 등이 지속되는 것이다.

특별히 DHEA 호르몬이 떨어지면 면역기능이 약화되면서 입안에 궤양이 잘 생기고 감기에 자주 걸리기도 한다. 또 부신 기능 저하가 지속되면 기억력 감퇴가 된다. 부신 저하가 되면 쉽게 당이 떨어지는 증상이 생겨서 몸은 달콤한 탄수화물의 유혹에 쉽게 지게 되어 어느덧 탄수화물 중독이 되고 부실한 식단으로 연명하게 만들어 만성피로를 더욱 악화시킨다.

따라서 피로를 이기는 지혜로는 첫째가 급성 스트레스가 만성 스트레스로 넘어가지 않도록 적절한 이완과 회복의 시간을 늘 최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적절한 단백질 보충도 필요하다. 필요하면 부신 강화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부신 호르몬인 DHEA는 운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본원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는 방식의 운동이 부신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일등 공신이었다. 흔히 기독교인들은 ‘영육간의 강건’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건강한 영혼과 건강한 육체는 상호 영향을 미친다. 몸이 지속적으로 피곤한 상태를 방치하면 결국 영혼마저 무너진다. 영혼의 회복 없이는 궁극적인 신체의 회복은 무의미한 것이다. 올 한 해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영육간이 강건하기를 기도한다.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나니 소년이라도 피곤하며 곤비하며 장정이라도 넘어지며 쓰러지되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사 40:29∼31)

김경철 <차의과학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