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로 홀로 나오길 꺼린 채 부모에게 ‘얹혀 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건 비단 일본만이 아니다. 자녀가 부모에게서 일찍 독립하는 걸 당연히 여기던 서구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유럽이다.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가 이미 절반에 달했다. 유럽연합(EU) 산하 통계 기관인 유로파운드(Eurofound)가 EU 소속 28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1년 기준 18∼30세 성인 중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은 전체의 48%로 약 3670만명에 이르렀다.
이 중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비율은 60∼80% 수준으로 평균을 한참 웃돌았다. 특히 폴란드 헝가리 슬로베니아 등 동구권 국가에서는 2011년에 비해 이 비율이 15∼36% 포인트 급격히 상승했다.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도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비율이 79%로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 중 최고를 기록했다. 비슷한 조건인 스페인도 마찬가지였다. 스페인 해방연구소(EO)가 지난해 1분기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페인 30세 이하 청년 중 78.5%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독립하는 나이는 유럽 평균(26.1세)을 훌쩍 넘은 28.9세에 달했다.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인 미국에서도 같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월 퓨리서치센터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18∼34세 성인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은 32%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68년 이후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36%에 그쳐 2006년 대비 7% 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이 실업률이나 주가지수 등 겉으로 보이는 지표는 나아졌으나 실상은 노동 안정성 감소 및 주택 임대료 상승,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 등으로 젊은층의 경제적 부담이 심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구적 삶을 대표하는 영국과 호주,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도 지난해 10월 통계에 따르면 젊은이 가운데 20%가 최소 26세가 될 때까지 부모와 함께 머무는 등 ‘부메랑 세대’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호주 통계청이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34세 성인 중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은 29%를 기록했다. 캐나다 고용청 역시 같은 해 발표에서 20∼29세 성인 가운데 부모와 같이 사는 비율이 42.3%를 기록, 1981년의 26.9%에서 15.4% 포인트 올랐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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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9 20:19 수정 2016-02-21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