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설정했지만 개성지역에 대한 대규모 군사적인 이동은 포착되지 않았다. 개성공단 인근 지역 군부대 일부가 이동하기는 했지만 규모가 작아 크게 의미를 둘 만한 것은 아닌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는 서부전선 지역 일부 병력이 강화되는 모습이 포착됐고 포사격 훈련도 진행됐다. 하지만 서부전선 일대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인접 지역에 아직까지는 화력 장비 등 군사력이 강화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은 동계 군사훈련 중으로 예년보다 포사격 훈련이 늘었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경계·감시 활동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이 앞으로 군사적인 긴장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개성공단 봉쇄 이전부터 서부전선 남북관리구역 일대에 군사 대비태세를 강화했다”면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이를 응징할 수 있는 전력을 보강한 가운데 감시태세를 더욱 높였다”고 밝혔다.
전방지역 군단과 사단의 경계근무 인력을 늘리고 감시·경계 장비 가동도 강화했다. 특히 북한이 한밤중에 비무장지대(DMZ) 내 소초(GP) 공격 등 기습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8일처럼 서해 NLL을 침범하는 등의 해상 도발을 감행할 것에 대비해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 지역에 해군 함정들의 초계 활동도 늘렸다. 당시 북한 경비정은 서해 소청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의 경고통신에도 NLL을 넘어왔으며 해군이 76㎜ 함포 5발로 경고사격을 하자 20여분 만에 NLL 이북으로 돌아갔다.
군은 북한이 앞으로 이 같은 도발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남북 간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북한이 동해안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어 이 지역에 대한 한·미 연합 정찰자산을 동원해 정밀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참은 북한이 TEL을 자주 이동시키며 기만전술을 쓰고 있어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증강된 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군은 북한군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과도한 군사 이동은 자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이 개성공단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들을 억류할 가능성에 대비해 인질구출 작전도 세워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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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일부 움직였지만 대규모 이동은 아직 없어
입력 2016-02-11 21:49 수정 2016-02-11 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