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군사대결의 場’으로 회귀

입력 2016-02-11 21:35 수정 2016-02-11 21:38

북한이 11일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응해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 것은 개성 지역을 공단조성 이전 상태로 되돌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개성공단을 ‘경제협력의 장’이 아닌 ‘군사 대결의 장’으로 다시 만들겠다는 위협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성공단에 군사력을 재투입해 실질적으로 군사기지화하는 한편 수도권과 가까운 개성 지역의 재무장으로 남측에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킨다는 의도도 들어 있다. 실제로 이날 개성공단에서는 평소와 달리 상당수 군인들이 활보하는 모습이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 지역은 2013년 12월 공단 조성이 시작되기 전에는 북한의 주요 군사요충지였다. 판문점을 가운데 둔 개성과 문산은 한반도에서 군사력 밀도가 높은 곳 가운데 하나였다. 개성은 수도권과 가까워 전략적으로 기습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또 유사시 가장 빠르게 서울을 공격할 수 있는 이동경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은 북한군 2군단 6사단 관할로 4개 보병연대와 1개 포병연대, 탱크대대와 경보병대대가 배치돼 있었다.

북한은 개성공단이 착공되자 6사단과 판문점 인근에 배치됐던 64사단, 62포병여단을 송악산 이북과 개풍군 일대에 재배치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조성으로 북한 군사력 배치가 상당히 북쪽으로 올라가 군사적 완충지대가 조성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함에 따라 이들 군사력이 다시 전진 배치될 수도 있다. 6사단은 북한군 주력 전차 ‘천마호’와 장갑차 대대가 있고 62포병여단은 수도권을 겨냥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보유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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