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따위 푼돈”… 北, 朴 대통령에 모욕적 표현 원색 비난

입력 2016-02-11 21:37

개성공단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우리 정부의 주장에 북한이 ‘그 따위 푼돈’이란 표현까지 쓰며 강하게 반박했다. 북한의 공식 기구로서는 꽤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북측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세금 등 돈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11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에서 “그 따위 푼돈이 우리의 위력한 핵무기 개발과 위성 발사에 들어간 것처럼 떠드는 건 초보적인 셈 세기도 할 줄 모르는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괴뢰패당이 개성공업지구를 파탄시켜 우리의 핵 무력 강화와 위성 발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정부 성명을 발표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개성공단에) 총 1조190억원의 투자를 했는데 그것이 결국 국제사회가 원하는 평화의 길이 아니라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조평통은 “개성공업지구에서 남조선 120여개 기업과 6000여개 관련 기업들이 얼마나 막대한 이득을 챙겨왔는지 계산할 줄 모르는…”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북한은 개성공단의 갑작스러운 폐쇄로 지급되지 못한 북측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 세금 등의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2003년 제정한 ‘개성공업지구 세금규정’에서 기업들이 15년 이상 개성공단에서 운영할 것을 전제로 세금을 감면 또는 면제했었다. 때문에 개성공단의 역사 자체가 12년이 채 되지 않은 탓에 북측이 조만간 ‘밀린 세금을 내라’는 독촉을 해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면서 조평통은 모욕적인 표현을 쓰며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조평통은 박 대통령이 “아이도 낳아보지 못해 여성들이 지니고 있는 가장 귀중한 모성애도, 그것이 구현된 제 민족에 대한 사랑의 감정까지도 메말랐다”면서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배우지 못한 얼간망둥이’ ‘청와대의 촌닭’ ‘머저리 같은 대통령’ 등 욕설을 퍼부었다. 개성공단 중단 조치를 두고 “체질적인 사대매국 기질과 변태적인 대결발작증의 산물”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8·25 남북 고위급 합의’를 전후해 일부 관변 단체나 신문 기사, 개별 주민의 발언 등을 제외하고 공식 발표문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 왔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지만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그런 기대도 접은 것으로 관측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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