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북한 장거리 미사일인 ‘광명성 4호’의 추진체 연소가스 분사구로 추정되는 잔해물을 서해에서 추가 인양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잔해물 정밀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다. 해군은 이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군은 11일 새벽 연소가스 분사구로 추정되는 잔해물 3개를 서해 어청도 서남방 해역에서 밤샘작업 끝에 인양했다고 밝혔다. 잔해물은 기뢰탐색함 김포함이 사이드스캔소나(음파탐지기)로 어청도 서남방 105㎞ 지점 바다 속에서 식별해 발견됐다. 군은 이튿날부터 통영함에서 파견된 심해잠수사 및 수중무인탐사기(ROV)를 투입, 인양 작업을 시작했다. 통영함장인 김호진 해군 중령은 “추진체 예상 낙하지점에 사전 배치된 함정들이 레이더로 낙하 위치를 추적했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잔해를) 탐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군은 미사일이 발사된 지난 7일부터 구조함인 통영함과 소해함 등 함정 15척과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 작전헬기 등 항공기 6대, 해난구조대 수십명을 투입해 잔해물 탐색 및 인양 작업을 펼쳤다. 그 결과 7일 제주 서남방 해역에서 페어링, 8일 어청도 인근에서 1, 2단 추진체 연결부 추정 잔해물을 인양했다.
추가로 발견된 잔해물은 광명성 4호에서 1단 추진체가 분리될 때 함께 떨어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1단 추진체는 미사일 발사 직후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에서 300㎞ 떨어진 상공에서 분리된 뒤 270여개 파편으로 쪼개져 서해와 제주도 남방 해역에 떨어졌다. 북한이 미사일 기술 등의 유출을 우려해 자폭장치를 설치해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이 2012년 말 발사한 ‘은하 3호’는 자폭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해군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의 잔해물을 수거했다. 군은 당시 잔해물 분석을 토대로 미사일 기술 수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광명성 4호의 경우 ‘상태가 좋은’ 잔해물이 발견될 가능성은 낮지만 해군은 이번에도 북한의 기술 수준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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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1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