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여 파행 찬송가공회, 정상화 전격 합의… 주요 교단-법인 공회-비법인 공회 기자회견

입력 2016-02-11 21:04 수정 2016-02-16 14:50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장과 (재)한국찬송가공회, 한국찬송가공회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윤두태 김용도 최부옥 유동선 목사, 전용재 감독, 채영남 박무용 서정배 목사, 강무용 장로.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 주요 교단과 (재)한국찬송가공회(법인 공회·공동이사장 서정배 목사, 강무용 장로) 한국찬송가공회(비법인 공회·공동회장 김용도 이기창 목사)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찬송가공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고 밝혔다.

법인 공회는 찬송가공회 정상화를 위해 교단들의 현 이사 소환에 응하고 새 이사 파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찬송가 출판권 남용과 법인 설립으로 촉발된 갈등은 8년여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법인 공회는 찬송가의 주인이 교단이라는 점과 교단들이 공적으로 파송한 이사들이 법인 공회를 유지·관리한다는 점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또 “찬송가의 저작권리는 근본적으로 찬송가공회 설립 교단들에 있고 법인 공회의 이사 파송과 소환은 전적으로 교단들의 권한이며, 법인 공회는 교단들의 이사 파송과 소환 요청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단들은 2016년 2월 29일까지 각각 이사를 선임해 법인 공회에 일제히 파송하고 법인 공회는 교단들이 파송한 이들을 이사로 등재해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단 대표로는 전용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유동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채영남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박무용 예장 합동 총회장, 최부옥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등이 참석했다. 법인 공회 대표로는 서정배·강무용 공동이사장, 비법인 공회 대표로는 김용도 공동회장과 윤두태 목사가 참석했다. 교단장들은 서정배 강무용 법인 공회 이사장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면서 법인 공회, 비법인 공회, 교단장들이 모여 찬송가공회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찬송가공회를 둘러싼 갈등은 찬송가 출판권을 둘러싸고 시작됐다. 본래 찬송가는 각 교단이 파송한 이사들이 운영하는 찬송가공회가 만들고 대한기독교서회(서회)와 예장출판사(예장)가 독점 출판해왔다.

그런데 법인 설립 이전의 기존 찬송가공회(기존 공회)가 이를 무시하고 서회와 예장 이외의 다른 출판사에 통일 찬송가와 21세기 찬송가의 출판을 허락했다. 서회와 예장, 교단들이 시정을 요구했지만 기존 공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공회의 상당수 이사는 교단의 영향력을 벗어나고자 2008년 4월 독자적으로 법인 공회를 설립했다. 기존 공회 이사 가운데 법인 공회 설립에 반대한 이사들은 그해 8월 총회를 열고 비법인 공회를 만들어 맞서왔다.

한편 21세기 찬송가 출판권 소송은 이번 합의에 한 주 앞서 서울고법에서 합의조정으로 마무리됐다. 법인 공회와 서회 및 예장은 21세기 일반 찬송가와 해설 및 한영 찬송가의 독점 출판권이 서회와 예장에 있다는 데 합의했다. 또 성서원 등 4개 출판사에 찬송가의 겉 표지를 뺀 반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