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53·사진) 교수가 학교에서 해임 통보를 받았다. 황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가리켜 “생식기만 여성”이란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학교 측은 황 교수의 ‘겸직’을 문제 삼았고, 황 교수는 박근혜정부에 밉보인 탓에 빚어진 ‘보복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 교무처는 지난해 말 황 교수를 교원징계위원회(징계위)에 회부한 결과 29일자로 해임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황 교수가 2004년부터 부인이 설립한 ‘위즈덤센터’ 연구이사를 맡아 영리 행위를 했다는 게 가장 큰 해임 사유가 됐다. 이호근 교무처장은 “사립학교법 55조를 위반한 사항”이라며 “보통 구두 경고나 감봉으로 그치지만 겸직 위반의 정도가 상당해 징계위에서 해임 조치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겸직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위즈덤센터 자체가 심리학을 연구하는 곳”이라며 “평소 해오던 연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겸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안식년을 맞아 위즈덤센터에서 연구비를 받아 연구했는데 대학본부가 이를 문제 삼았다. 이렇게 따지면 대기업 사외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는 다른 교수들도 다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2012년 종합편성채널 토론 프로그램에서 박 후보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가 다른 게 아니고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게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황 교수는 조만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법원에 해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내겠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연세대, 황상민 교수 해임 ‘논란’
입력 2016-02-11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