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핍박받았던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여성들이 복수를 위해 총을 잡았다.
전원 야지디족 여성으로 구성된 민병대 ‘태양의 여인(Sun Ladies)군’이 쿠르드자치정부 민병대인 페시메르가에 합류해 IS로부터 모술을 탈환하는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양의 여인’이라는 이름은 태양을 숭배하는 야지디족 풍습을 반영한 것이다. 모술은 이라크 제2도시로 IS의 주요 근거지 중 하나다.
최근 몇 주간 IS 폭정에서 벗어난 야지디족 여성이 늘면서 123명이 이미 훈련을 마치고 전선에 투입됐으며 새로 모집된 500명이 훈련 대기 중이다. 이 부대는 작년 11월 고향인 이라크 북부 신자르를 IS로부터 탈환하는 작전에 참여한 데 이어 이 일대를 지키고 있다.
신자르를 비롯한 이라크 북부 산악지역에서 주로 살아온 야지디족은 IS가 2014년 이 지역을 점령하면서 다수가 학살당하거나 포로로 잡혔다. 성노예가 된 야지디족 여성은 2000명으로 추정되며 가까스로 탈출한 여성들의 증언으로 IS의 만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부대를 이끄는 카툰 카이데르 대위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성노예가 됐던 이 여성들이 생존과 복수를 위해 싸울 태세를 갖췄다”고 전했다. 카이데르 대위는 “모술에 노예로 잡혀 있는 우리 여성이 많다. 가족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해방(탈환) 시 그들을 집으로 데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야지디족 여성들, IS 복수 위해 총 들다… IS 성노예서 탈출한 뒤 군대 합류
입력 2016-02-11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