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총선 때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합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선 헌정사상 처음일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장애인이 활발히 사회에 참여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최동익(54·목사) 의원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포부부터 밝혔다.
시각장애인인 최 의원은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장애인 등 국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해왔다. 4년간 총 138개 법안을 발의했고 이 중 46개의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보건복지 전문 국회의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을 개정, 아이들에게 해로운 카페인 함유 음료의 성분 표시를 강화하고 TV광고 시간을 제한했다. 약사법을 개정해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해 장애를 입거나 사망했을 때, 지원받을 수 있도록 기금을 마련했다. 또 ‘송파 세 모녀’ 같은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찾아내 돕도록 하는 일명 ‘세 모녀 법’ 제정도 대표 발의했다. ‘가짜 백수오’ 사건이 터지자, 먹거리 안전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주인공도 최 의원이다.
하지만 아직 아쉬움이 많다. 사회복지 분야에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더미 같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국민들의 삶이 안전하고 풍요롭다고 하려면 이런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12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동작을’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이유다.
최 의원의 인생 스토리는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두 살이 되기도 전에 오른쪽 다리에 문제가 생겨 장애인이 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눈에 이상이 생겨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
시각장애에 지체장애까지 갖고 있는 그를 사람들은 ‘중증 장애인’이라 부른다. 그런 그가 숭실대 사회사업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 미시간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고 매코믹 신학대와 게렛 신학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유학을 마치고 들어와 저와 같은 장애인들을 위해 일했습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관장부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대표까지…. 그렇게 열심히 뛰다보니 어느덧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까지 왔습니다.”
최 의원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과 윤리특별위 간사,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 위원, 더불어민주당 장애인위원장 등으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2년 민주당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 2013년 푸드투데이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 NGO모니터단 2014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최 의원이 대표로 있는 ‘국회장애인복지포럼’은 우수 연구단체로 선정됐다.
그는 미국장로교(PCUSA)에서 안수를 받은 목사다. 4살 때부터 교회에 다녔다. 성가대원으로 찬양을 하고 설교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이 나를 선택하셨다’는 강한 믿음을 갖게 됐다. 목사로서 그는 늘 하나님의 공의를 생각한다. 부정과 비리에 반대하며 이익집단 간 갈등이 있을 때는 약자 편에 서고자 노력해왔다.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살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늘 생각한다”면서 “제 목회철학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복지 사역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지역구 도전하는 비례대표 의원 시각장애인 최동익 목사 “장애인이 활발히 사회 참여하는 세상 만들 것”
입력 2016-02-11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