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트위터… 변화 거부하다 외면당했다

입력 2016-02-11 20:39

단문 메시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산업을 주도하던 트위터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복잡해 이용자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데다 기존 방식을 고집하며 변화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위터는 지난해 4분기 월간 이용자 수(MAU)가 3억2000만명으로 전분기(2015년 3분기)와 같았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MAU가 정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3%나 급락했다.

MAU 기준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로그인해서 서비스를 이용한 월간 이용자를 집계해 발표된다. MAU는 수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성장 정체는 곧 위기를 의미한다. 그동안 크게 늘어났던 트위터 MAU가 처음 정체상태에 빠지면서 향후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06년 3월 스마트폰 대중화 바람을 타고 급속히 성장했던 트위터의 추락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비스 이용 방식이 불편하기 때문에 대중이 플랫폼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트위터 창업자였던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 트위터 사령탑으로 복귀하면서 “앞으로 ‘엄정한 실행’ ‘서비스 단순화’ ‘사용자와의 소통’ 등 3대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변화를 적극 수용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트위터와 SNS 라이벌이었던 페이스북 MAU는 이미 트위터보다 5배가량 많은 15억9000만명 수준이다. 후발 주자였던 인스타그램 역시 MAU가 4억명 규모로 성장했다. 페이스북은 텍스트와 사진·동영상뿐 아니라 최근에는 360도 동영상까지 추가하며 소통 도구를 다양화했고 인스타그램 역시 사진·동영상 중심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이나 멀티미디어로 이용자 선호가 옮겨가는 시대적 흐름이 글자 위주의 SNS인 트위터 이용자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트위터 위기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회사 부진을 책임지고 고위 임원 10명 중 5명이 회사를 떠났다. 사실상 ‘문책성 해고’였다. 주가 역시 2013년 11월 주당 26달러에 상장한 뒤 73달러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10달러대로 떨어졌다. 트위터는 올해 1분기 매출을 5억9500만∼6억1000만 달러(약 7080억∼7259억원)로 전망했지만 시장 평균 전망치인 6억2710만 달러(약 7462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트위터는 이러한 위기를 의식한 듯 고집했던 ‘시간 역순 타임라인’ 방식을 버리고 이용자에 맞게 ‘관심 트윗’이 상단에 표시되도록 하는 기능을 적용키로 했다. 트위터는 서비스 출시 이후 최신 트윗을 먼저 보여주는 기존의 방식만을 적용해 왔지만 이용자들이 중복 메시지로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지난 10월부터 콘텐츠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모멘트’ 서비스 등을 도입했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