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챔피언 되고 싶다”… ‘끝판대장’ 오승환 ML행 출사표

입력 2016-02-11 21:07

‘끝판대장’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이 미국 무대 정복을 위한 대장정에 올랐다. 한국과 일본을 거치며 아시아 최고 마무리로 군림했던 지난날과 달리 다시 신인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그였지만 여전히 자신감은 넘쳤다.

오승환은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소속팀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로 떠났다. 그는 “일본에 갈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며 “크게 실감 나지 않았는데 어제 짐을 싸면서 ‘이제 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장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오승환은 지난달 13일 귀국 후 국내에서 훈련하면서 ‘초심’을 재차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인해 어려운 겨울을 보냈다. 야구 인생이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헛되이 날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날씨가 추웠지만 실내 훈련장 등 좋은 장소를 찾아다니며 몸을 만들었다. 신인 때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명예회복이라기보다 팬들께 실망을 끼친 만큼 야구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야구에만 전념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승환은 셋업맨이 유력하다. 이미 팀에는 트레버 로젠탈(26)이라는 특급 마무리가 있다. 오승환은 “신인 때 이후 셋업맨 보직은 처음이지만 7, 8회에 나와도 9회를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며 “새로운 각오로 더 잘하겠다”고 했다.

구질은 새 무기를 장착하는 대신 기존 구종을 가다듬기로 했다. 오승환은 “과거에 던졌던 것을 가다듬고 많은 레퍼토리를 장착하려 한다”며 “아직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해보지 않았지만 포수와 상의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USA투데이는 오승환을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꼭 알아둬야 할 선수 32위로 소개했다. 불펜투수 치고는 높은 순위다. 오승환은 “팀이 워낙 강팀인 만큼 빅 매치도 많이 열릴 텐데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 월드시리즈 진출 뿐 아니라 챔피언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USA투데이는 한국 선수 중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를 가장 주목하며 꼭 알아둬야 할 선수 9위로 평가했다. 신문은 “데이브 피터 미네소타 사장은 박병호를 ‘한국의 현대판 베이브 루스’라 부른다”며 “박병호가 한국에서 지난해 기록한 53홈런의 절반만 기록해도 전율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수에 대해선 볼티모어 주전 좌익수이자 1번 타자 후보로 전하며 꼭 알아둬야 할 선수 18위로 소개했다.

순조롭게 재활 중인 류현진(29·LA 다저스)은 올 시즌 다저스 선발진의 핵심 선수로 언급됐다. 매직 존슨 공동 구단주는 9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부상에서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우린 매우 위력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