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늪 대한항공, 감독교체 승부수

입력 2016-02-11 21:08 수정 2016-02-12 00:22
연패에 빠진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결국 감독 교체의 칼을 빼들었다. 형식은 자진사퇴였지만 성적부진에 따른 경질이다.

대한항공은 11일 “김종민(42) 감독이 지난 8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감독을 교체키로 결정했다. 남은 시즌은 장광균(35)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 감독은 코치 신분이던 2013년 1월 성적 부진으로 해임된 신영철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연패에 빠진 팀 분위기를 쇄신해 결국 대한항공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고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4월에는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지만 결국 2년 10개월 만에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가 제대 복귀했고 정상급 토종 공격수 김학민과 수비에 능한 레프트 곽승석, 정지석 등 자원들이 넘쳤다. 한국전력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최석기를 데려오면서 약점이었던 센터진까지 보강했다. 1라운드 선두로 출발해 4라운드까지 16승8패로 비교적 선전했다. 시즌 중반 산체스(쿠바)가 오른 손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모로즈(러시아)로 용병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었다. 하지만 5라운드 들어 잦은 범실로 하향곡선을 그렸고, 최근 5연패에 빠졌다. 17승13패인 대한항공(승점52)은 11일 KB손해보험에 2대 3으로 패한 삼성화재(18승12패 승점52)에 승수에서 뒤져 4위로 밀려나 포스트시즌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장 감독대행은 2003년 대한항공에 입단해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2007년 컵대회 최우수선수(MVP), 2007∼2008시즌 공격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3년 은퇴 후 대한항공 코치를 맡아왔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이끌게 됐지만 선수단 전원이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팀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