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흥우] 슈퍼볼 광고

입력 2016-02-11 17:28

미식축구(NFL)는 미국의 국민 스포츠다. 4대 메이저 스포츠(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중에서도 단연 인기 최고다. 지난해 4월 블룸버그통신의 인기 스포츠 조사에서 미국인의 68%가 미식축구를 꼽았다. 2위인 야구가 28%인 것과 비교하면 미국인의 미식축구 사랑은 요즘 유행어로 ‘덕후’ 수준이다.

내셔널 풋볼 콘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콘퍼런스(AFC) 우승팀이 맞붙어 NFL 최강자를 가리는 슈퍼볼이 열리는 날엔 미국 전역이 열광의 도가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덴버 브롱코스와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슈퍼볼 경기에 미국인이 건 내기 금액만 42억 달러(약 5조원)로 추산된다. 이날은 추수감사절에 이어 먹거리 소비가 가장 많은 날이기도 하다.

TV 시청률은 언제나 대박이다. 올해 시청률은 무려 49.0%로 1억3000만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 5년간 평균 시청률이 46.7%에 이를 만큼 흥행 보증 콘텐츠이다 보니 여기에 붙는 광고료 또한 어마어마하다. 4쿼터로 진행되는 슈퍼볼 TV 중계 광고시간은 총 50분 정도다. 주관 방송사 CBS가 광고 판매로 얻은 수익이 5억 달러에 이른다. 올해의 경우 30초짜리 광고 한 편을 내보내기 위해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50만 달러 오른 500만 달러(평균)를 지불했다.

우리 기업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현대·기아차와 LG전자가 슈퍼볼 광고를 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USA투데이의 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총 63개 광고 중 제네시스 광고가 1위를 차지하는 등 현대·기아차가 내보낸 4편의 광고 가운데 3편이 6위 안에 들었다. 비록 LG전자의 올레드 TV 광고는 36위에 그쳤지만 LG 측은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는 거뒀다고 보고 있다. 슈퍼볼 광고를 통해 확산된 우리 기업들의 ‘좋은’ 브랜드 이미지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내 매출 확대로 이어져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

이흥우 논설위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