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무리뉴(53·사진) 감독은 지난해 12월 성적 부진으로 첼시(잉글랜드)에서 쫓겨났다. 포르투(포르투갈)와 첼시, 인터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빅 클럽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명장이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하자 세계적인 구단들이 물밑에서 영입 작업을 벌였다. 무리뉴의 차기 행선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가 유력하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이라고 칭하는 스타 감독 무리뉴가 침체기에 빠진 맨유의 ‘구원투수’ 노릇을 할 수 있을까?
영국 데일리 미러는 11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이 맨유와 연봉 1500만 파운드(약 260억원)에 3년 계약에 합의했다”며 “올 여름 맨유 사령탑에 오르면 맨체스터시티에 합류할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과 라이벌 맞대결이 성사된다”고 보도했다.
맨유 팬들은 무리뉴가 맨유의 전성시대를 다시 활짝 열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맨유는 1986년부터 2013년까지 27년간 장기 집권한 알렉스 퍼거슨(75) 감독이 떠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퍼거슨은 199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이후 무려 13번의 우승을 이끌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차례에 정상에 올랐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도 제패했다. 맨유에 안긴 우승컵은 38개에 달한다. 그가 은퇴한 뒤 맨유는 무관에 그치고 있다. 명장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모예스(53) 전 감독과 루이스 판 할(65) 현 감독은 퍼거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퍼거슨은 뛰어난 ‘매니저’였다.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들을 키워 스타로 만들었고, 데이비드 베컴 같은 스타 선수들을 휘어잡았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전술을 발전시켰다.
무리뉴가 맨유에서 퍼거슨만큼의 역량을 발휘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는 화려한 말솜씨와 승리에 대한 열정으로 열혈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2004년 7월 첼시 사령탑으로 부임해 황금기를 보냈으며, 인터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13년 6월 첼시로 복귀한 후 왕조 건설을 노렸으나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하지만 첼시 팬들은 그와 결별을 선언한 구단을 비난했다.
2013-2014시즌 7위에 그친 맨유는 다음 시즌엔 4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엔 5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무리뉴는 맨유 지휘봉을 잡으면 팀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선수단을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 메일은 “후안 마타와 마루앙 펠라이니, 제시 린가르드, 멤피스 데파이 등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시킨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웨인 루니, 마이클 캐릭, 앤서니 마샬, 세르히오 로메로, 안데르 에레라 등은 잔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타는 그야말로 무리뉴와 악연이다. 그는 2014년 1월 당시 첼시 사령탑이었던 무리뉴 감독의 주도로 첼시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펠라이니의 경우 맨유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늘 이적설에 시달려 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무리뉴 ‘맨유 구하기’ 지휘봉… 연봉 260억원에 3년 계약
입력 2016-02-11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