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이 다한 조선 말 덕수궁에 머물던 고종황제는 정동길을 거닐며 국력 회복 방안을 모색했다. 정동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흔적과 고종의 외로운 고뇌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10일 서울시의회 최판술(더불어민주당·중구1)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국세청 별관 부지에서 덕수궁, 옛 러시아 공사관, 배재학당 등을 지나 정동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5㎞ 코스의 ‘대한제국의 길(Empire Trail)’을 조성할 계획이다.
1단계 구간에는 국세청 별관 부지 시민광장부터 덕수궁 대한문, 성공회성당, 경운궁 양이재, 영국대사관, 구세군회관, 옛 러시아공사관, 프란치스코회관, 이화학당, 덕수궁 중명전, 옛 신아일보사, 배재학당, 대한제국 사법기관이었던 평리원 터, 정동전망대가 속한다. 2단계 구간에는 덕수궁 돌담길 중 끊긴 190m의 영국대사관 구간과 조선시대에 어진을 모신 궁전이던 창덕궁 선원전 터가 포함된다.
장기적으로 대한제국의 길은 러시아공사관과 프랑스대사관·손탁호텔 터를 잇는 ‘외교가’, 선원전 터와 아관파천길을 중심으로 한 ‘옛 궁안길’, 정동교회와 배재학당·독립신문사를 잇는 ‘신문화의 길’, 서학당·양이재 등 ‘배움의 길’ 테마로 세분화돼 관광 자원으로 활용된다.
김재중 기자
고종이 외롭게 걷던 정동길, ‘대한제국의 길’ 조성
입력 2016-02-10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