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5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전세가격도 계속 올라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세난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KB국민은행의 ‘KB주택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282만원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전월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2807만원 올랐고, ㎡당 평균 매매가격은 6348만원이었다. 서초·강남·송파구를 포함해 한강 이남 11개 구의 평균 매매가격은 6억6109만원으로 한강 위쪽 14개구 평균(4억2566만원)보다 2억3543만원 높았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통계를 작성하면서 최근 상승한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을 반영했기 때문이지만 매매가격 상승 추세는 뚜렷했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 증가세도 여전했다. 지난달 평균 전세가격은 3억9741만원이었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3.8%였다. 전국 아파트 평균은 74.1%였다.
특히 성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83.3%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성북구 길음동 대우그랜드월드(59㎡)는 지난달 3억8000만원에 매매됐지만 전세가격은 3억4000만원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4000만원에 불과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경제전문가 42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67.8%가 올 상반기에도 전세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매매가격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상승률이 축소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물량 부족으로 지난해 수준은 아니겠지만 올해도 전세가격이 상당 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더 멀어지는 ‘서울서 집 구하기’
입력 2016-02-1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