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요동치는 글로벌 증시 파고 잘 헤쳐나가야

입력 2016-02-10 17:58 수정 2016-02-10 18:08
설 연휴 기간에 세계 증시가 요동을 쳤다. 유럽과 미국 증시가 연 이틀(8·9일) 하락세를 보였고, 일본 증시는 9일 폭락세(-5.4%)에 이어 10일에도 급락세(-2.3%)를 연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금융그룹 위기설에 따른 금융주 급락 등으로 세계 증시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4거래일 연속 크게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공급 과잉 우려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9일 배럴당 28달러가 붕괴됐다. 악재들이 돌고 돌아 세계 증시를 도미노처럼 강타하는 형국이다.

일본 증시 추락은 글로벌 자본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경제 불안감으로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을 팔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일본 국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 장기금리(10년 만기 국채)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국채를 보유하겠다는 심리가 강해졌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엔화 가치가 치솟으면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일본 수출주들이 폭락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돈 그 자체다.

설을 맞아 휴장했다가 11일부터 열리는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움직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국내 시장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폭풍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금융당국이 10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특이동향은 없다고 평가했지만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만큼 금융·실물경제 안정을 위해 만반의 대비대세를 갖춰야 한다. 연휴기간에 쌓인 각종 악재의 부정적 효과가 11일 한꺼번에 반영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 시장안정조치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